사상 초유의 배당 사고를 일으킨 삼성증권(016360)과 마찬가지로 총 발행주식 수를 초과하는 수량이 들어와도 시스템상 거르지 못하는 증권사가 추가로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 당국은 삼성증권 배당 오류와 같은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주식 실물 입고 및 대체 입출고 시 발행주식 수를 넘는 주식 수량이 입고되는 것을 원천차단할 수 있도록 내부통제 시스템을 개선해나갈 방침이다.
금융감독원은 국내 32개 증권사와 코스콤에 대한 주식매매 내부통제 시스템을 점검한 결과 일부 증권사의 경우 사고 발생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2일 밝혔다. 점검 결과에 따르면 일부 증권회사의 경우 고객의 직접주문 전용선인 DMA를 통한 대량·고액의 주식매매 주문 시 경고 메시지가 뜨지 않았고 주문보류도 이뤄지지 않았다. 착오주문 방지도 갖추지 못한 증권사도 확인됐다. 또 한국거래소의 블록딜(대량매매) 시스템은 증권회사 담당자의 입력만으로 매매 체결이 이뤄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증권사 중에 완벽하게 내부통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이에 따라 DMA를 통한 주식매매 주문도 보류되도록 전산 시스템을 개선하기로 했다. 해외주식도 대량·고액 주문에 대한 경고 메시지, 주문보류가 실행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해나갈 방침이다. 거래소의 호가 거부 기준(상장주식 5% 이상)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증권가 자체적으로 주문 전송을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블록딜 시스템상 일정금액을 초과하는 주문 시 증권회사의 책임자 승인 절차를 추가하기로 했다. 주식 실물 입고 과정에서 사고주식의 입고 및 매도 방지를 위해 고객의 실물주식 입고 의뢰 시 예탁결제원과 증권회사 본사의 확인 전까지 자동적으로 매도가 제한되도록 시스템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증권회사 영업점에서 실물주식의 금액대별로 책임자 승인 절차를 거쳐 입고되도록 개선하고 총 발행주식 수를 초과한 수량은 입고되지 않도록 증권회사의 전산 시스템을 개선할 계획이다. 이 밖에 대체 입출고의 경우에도 시스템상으로 총 발행주식 수를 초과하는 수량의 입고가 차단되도록 개선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내년 1·4분기 중으로 전 증권사를 대상으로 주식매매 내부통제 시스템 개선 결과를 점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