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청약종합저축은 ‘내 집 마련’의 첫 걸음이다. 주택청약종합저축은 쉽게 말해 자기 집을 살 수 있는 자격과 권리를 키워주는 ‘적금’ 상품이다. 오래, 그리고 더 많이 주택청약을 위한 저축을 하면 나중에 분양 받는 데 더 유리한 것이다.
가입자는 자신의 주거래은행에서 주택청약종합저축 통장을 만들어 월 2만원에서 최대 50만원을 꾸준히 넣어주면 된다. 주택청약종합저축 상품은 시중은행이 아닌 정부에서 만들고 판매하는 것이고, 은행은 위탁판매를 하는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
가입자에겐 수신금리도 들어온다. 통상 1년 미만 연 1.0%, 2년 미만 1.5%, 2년 이상 1.8%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2,000만명이 주택청약종합저축에 가입할 정도이니 아직 가입을 안 했다면 자기만 손해다. (‘사회초년생 재테크 도장깨기’ 4월 21일자 참조)
청년이라면 더욱 그렇다.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직장을 구하고 결혼하기 위해 집을 마련하는 것은 주택청약종합저축 없이는 경제적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다행히 최근 국토교통부가 ‘청년우대형 주택청약종합저축’을 새로 소개한 것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달 31일부터 시중에 출시된 이 상품은 10년간 연 최대 3.3%의 금리와 더불어 이자소득에 대해서도 비과세 혜택을 제공한다. 기존 주택청약종합저축 상품의 금리는 1%대인 것을 감안하면 높은 편이다. 다만 저축기간 10년을 초과하면 금리는 다시 1.8%로 떨어진다. 주택청약 조건과 소득공제혜택은 기존 주택청약종합저축과 다를 게 없다. 이전에 주택청약종합저축에 가입을 한 사람도 자격요건만 맞으면 청년우대형 주택청양종합저축 상품으로 전환할 수 있다.
그러나 혜택이 추가된 청년우대형 주택청약종합저축은 시중 출시 직후 되레 실망스럽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돌아왔다. 가입조건이 까다롭고,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우선 청년우대형 주택청약종합저축을 가입하려면 만 19세에서 29세 이하의 무주택 세대주여야 한다. 무주택 세대주는 한 마디로 부모와 같이 거주하지 않고 월세나 전세를 내서 살고 있는 사람이다. 일각에선 청년층 무주택 세대주가 부모와 같이 사는 청년보다 집이 더 급한 것 아니겠냐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현실에선 이제 막 직장을 구한 청년들은 무주택자가 아니라 부모와 함께 사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일부에게 혜택을 주고 다수는 역차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부모와 같이 산다고 일괄적으로 가입을 안 시켜주는 것은 가족의 경제적 상황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어 반대로 부모의 경제적 지원을 받아 혼자 좋은 집에서 월세 등으로 살고 있는 청년 무주택자는 혜택을 받는 게 불공평하기도 하다.
또 다른 지적도 있다. 청년우대형 주택청약종합저축은 만 29세까지만 가입이 가능한데, 정작 결혼적령기인 30대 초반의 청년은 혜택을 못 받는 것이다. 아울러 가입조건으로 연소득 기준을 3,000만원 이하로 했다는 것도 지나치게 낮다는 불만도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택청약종합저축에 가입한 20대 고객 중 전환하려는 사람을 아직 본 적 없다”면서 “연봉이 3,000만원이 넘거나 부모와 같이 산다는 조건을 보고 문의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한정된 예산으로 혜택을 최대한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입장이다. 더불어 정부는 이 같은 비판을 사전에 인지한 듯 올해 세법 개정이 되면 이르면 내년부터는 만 34세 이하까지 가입할 수 있도록 한다. 또 병역 기간도 별도로 인정한다. 다만 이번 청년우대형 주택청약종합저축 상품은 2021년 12월 31일까지만 가입이 가능하다. 무기한으로 가입이 가능하면 주택도시기금의 건전성에 부담이 갈 것이라는 국토부의 판단에서다.
가입조건이 까다로움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은 이에 따라 각종 가입 이벤트를 진행하며 경품 등을 가입자들에게 주고 있다. 청년우대형 주택청약종합저축은 우리은행·신한은행·KB국민은행·KEB하나은행·NH농협은행·IBK기업은행·DGB대구은행·BNK부산은행·BNK경남은행 등 주택도시기금과 수탁한 총 9개 은행을 통해 가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