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로 인한 아동 유기는 베이비박스에서 더 이상 낯선 일이 아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베이비박스에 놓인 아기 210명 가운데 37명(16%)의 유기 사유가 외도에 따른 혼외자였다.
이와 맞물려 아동을 유기하는 부모의 연령도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해 기준으로 유기 아동의 보호자 나이가 30대 이상인 경우는 66건(32%)에 달했다. 25~29세 36명(16%)까지 더하면 절반에 가깝다. 조태승 주사랑공동체교회 목사는 “2년 전만 하더라도 10대 부모가 60% 이상이었다”며 “체감상 최근 버려지는 아기 가운데 40% 정도가 외도 때문인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이혼 소송 중이거나 별거 상황에서 혼외관계로 아기가 생기면 이곳을 찾는다”며 “위자료 청구 소송 도중에 혼외관계로 낳은 아기를 출생신고하면 불리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만혼과 노산에 따른 장애아 출산도 30~40대가 아기를 유기하는 또 다른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달 26일 베이비박스에 들어온 정승훈(가명)군은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다. 1980년생인 엄마가 39세에 노산으로 낳은 아이였다. 조 목사는 “앞으로도 30~40대의 아동 유기가 더 늘어날 것”이라면서 “10~20대 미혼모를 대상으로 한 정책도 중요하지만 3040 기혼 가정의 아동 유기 문제도 정부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종갑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