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에 이어 부패와 전쟁을 선언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범죄에 연루된 경찰관들을 불러 모은 뒤 욕설과 함께 살해위협을 했다고 AP통신이 8일 보도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각종 범죄에 연루된 경찰관 100여 명을 대통령궁 앞마당에 불러 놓고 “개XX…계속 그러면 정말 너희를 죽일 것”이라고 협박했다.
그는 이어 “일부 경찰관이 연루된 사건은 재검토할 것이다. 하지만 특별 기관이 여러분을 평생 지켜볼 것이며 사소한 실수라도 저지르면 죽이라고 지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대통령궁에 불려와 대통령의 욕설과 살해 협박을 받은 이들은 강간, 납치, 강도 등 사건과 관련해 행정 및 형사 소송에 연루된 현직 경찰관들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또 부패 경찰관의 가족을 향해서도 “이 개XX들이 죽더라도 나를 찾아와 인권이나 절차를 논하지 마라. 이미 나는 여러분에게 경고했다”고 강도높은 위협을 가했다.
그가 욕설을 섞어 부패 경찰관들을 질타하는 장면은 현지 TV를 통해 고스란히 보도됐다.
지난 2016년 취임한 두테르테 대통령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무자비한 마약범 단속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4,500명 이상이 재판 없이 사살됐다.
또 두테르테 대통령은 마약 단속 과정 등에서 경찰의 공권력 남용 등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자, 경찰이 뿌리까지 썩었다며 마약 단속 과정에서 제외하기도 했다.
/이서영인턴기자 shy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