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최대 규모의 국부펀드 아부다비투자청(ADIA)이 처음으로 한국에 투자했던 상업용 부동산인 ‘스테이트타워 남산’을 매각한다. 주요 임차인인 법무법인 세종의 이전 이후 대규모 공실이 발생하는데다 최근 오피스 거래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는 만큼 매각의 적기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외국계 투자자들의 투자 수요가 풍부해 잠재적 매수자가 많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9일 부동산금융업계에 따르면 ADIA는 서울시 중구 회현동 2가 88번지에 위치한 스테이트타워 남산 매각을 결정하고 매각자문사 선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스테이트타워 남산은 지난 2011년 준공됐다. 지하 6층~지상 14층, 연면적 6만 6,680㎡ 규모의 대형 오피스 빌딩이다. ADIA는 지난 2015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으로부터 총 5,030억원, 3.3㎡당 2,493만원에 스테이트타워 남산을 인수하면서 한국 부동산 시장에 진출했다.
ADIA가 스테이트타워 남산 매각에 나서는 것은 최근 주요 임차인이었던 법무법인 세종이 광화문 디타워로 이전키로 결정하면서 대규모 공실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세종은 스테이트 타워 남산을 3분의 1가량 임차해왔다. 나머지는 BNP파리바은행 및 증권, 베인&컴퍼니, 리치몬드코리아, 한국투자공사(KIC) 등이 사용하고 있다.
오피스 투자 시장이 활황이라는 점도 매각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서울 3대 권역(도심, 여의도, 강남) 대형 오피스 거래가격은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강남역 인근에 위치한 삼성물산 서초사옥이 3.3㎡당 3,000만~3,100만원에서 매각돼 사상 처음으로 3.3㎡당 3,000만원을 넘긴 것을 비롯해 광화문의 더케이트윈타워(3.3㎡당 2,800만원 이상), 종각역에 위치한 센트로폴리스가 3.3㎡당 2,700만원 중반에 거래되는 등 오피스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다 지난 몇 년간 블랙스톤, 브룩필드, M&G리얼에스테이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 외국계 운용사들과 싱가포르투자청(GIC),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CPPIB), 말레아시아 근로자공제기금(EPF) 등 외국계 연기금과 국부펀드들의 한국 상업용 부동산 투자가 계속 확대하고 있는 등 잠재적 매수자가 풍부하다. 업계에서는 스테이트타워 남산의 매각가격이 3.3㎡당 최소 2,700만원 중반, 총 5,600억원 이상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병기·박호현기자 staytomorro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