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작법인(조인트벤처) 설립이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을 활성화하는 답입니다.”
이인선(사진)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DGFEZ) 청장은 개청 10주년을 앞두고 지난 10일 서울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내륙형 경제자유구역의 한계를 합작투자로 극복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2008년 출범한 DGFEZ는 13일 출범 10년을 맞는다. 인천, 부산진해 등 다른 경제자유구역이 바다를 끼고 있는 반면 대구경북은 국내 첫 내륙형 경제자유구역이다.
지난 10년간 24개 외국인투자기업으로부터 5억9,700만달러, 446개 국내 기업으로부터 4조2,989억원의 투자를 각각 유치했다.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 규모는 약 1만3,000개로 추산된다.
24개 외투기업 가운데 합작투자가 전체의 80%인 19개이며 순수 외투기업은 5개에 불과하다.
이 청장은 “외국 기업이 국내 기업과 합작하면 한국 시장에 손쉽게 진입할 수 있고 사업 리스크도 크게 줄일 수 있다”며 “기술과 인력이 우수한 대구경북의 강점을 살려 합작기업 유치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합작투자의 외국인 투자비율이 10% 이상이면 경제자유구역 내에서 외투기업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그는 “지난해 11월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투자유치 설명회에서도 단순히 사업지구를 설명하는 방식이 아닌 11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함께 참가해 우수 기술을 소개하고 현지 기업과 비즈니스 미팅을 진행했더니 반응이 매우 좋았다”고 소개했다. 이 행사를 계기로 현재 합작투자를 진행 중인 기업도 있다.
DGFEZ는 올해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에서도 같은 형식의 행사를 개최해 합작투자 ‘중매’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이 외에도 DGFEZ는 지역 우량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한 합작 의향 조사, 경제자유구역 외투기업협의회 개최 등을 통해 합작 후보 기업을 지속적으로 발굴·관리하고 있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은 모두 8개 세부 사업지구로 구성돼 있다. 8개 지구 중 국제패션디자인·신서첨단의료·영천첨단부품소재산업 등 3개 지구는 이미 개발을 완료했고 테크노폴리스·수성의료지구는 올 연말 개발 완료를 앞두고 있다. 이 청장은 “전국 8개 경제자유구역 가운데 단위지구별로 100% 개발 사업이 진행 중인 곳은 대구경북이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8개 사업지구 중 가장 관심을 모으는 곳은 대구 수성구에 위치한 수성의료지구(97만6,000㎡)다. 이 청장은 “수성의료지구는 당초 투자개방형 의료기관(영리병원) 유치 등에 초점이 맞춰졌으나 정부의 의료 공공성 강화로 비영리 의료법인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사실상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관광객이 체류하면서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체류형 의료관광단지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ICT 클러스터 등 도심형 실리콘밸리로 조성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청장은 끝으로 “오는 2022년까지 한시 조직으로 출범한 DGFEZ를 상시 조직화하고 독립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경제자유구역은 지구 개발에만 머물지 않고 유치한 기업을 지원해 뿌리내릴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며 “DGFEZ가 ‘지속가능한 글로벌 혁신성장거점’이 될 수 있도록 새로운 10년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DGFEZ은 13일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DTC)에서 성과를 공유하고 향후 발전 전략을 발표하는 개청 10주년 기념행사를 연다. /대구=손성락기자 ss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