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리라화 가치가 연일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면서 터키발 금융위기 불안이 아시아 시장을 강타했다. 터키의 외환위기가 신흥국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공포감이 커지면서 아시아 증시와 주요국 통화는 13일 줄줄이 급락세를 보였다. 이날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터키 리라화 가치는 오전 장중 역대 최저치인 달러당 7.24리라를 기록하며 터키발 위기 공포를 증폭시켰다. 터키 정부와 통화당국이 시장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외환거래 제한과 지급준비율 인상 등의 긴급 조치들을 쏟아내면서 오후 들어 낙폭은 줄었지만 리라화가 일시적으로나마 또 10% 이상 급락세를 이어가자 투자자의 불안감이 고조됐다. 코스피지수는 장중 2% 가까이 낙폭을 키우다 전일보다 1.50% 떨어진 2,248.45에 장을 마쳤으며 코스닥은 3.72% 하락 마감했다. 도쿄증시의 닛케이지수와 토픽스도 각각 1.98%, 2.13% 추락했다.
외환시장 역시 불안한 흐름을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5.0원 상승해 연고점 문턱인 1,133원90전까지 치솟으며(원화 가치 하락) 거래를 마쳤다. 중국 위안화 가치도 달러화 대비 0.44% 하락했다. 반면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장중 0.7% 치솟는 등 안전자산에 투자자들이 몰렸다.
경제분석 업체인 브라운브러더스해리먼의 윈 신 수석연구원은 리라화 폭락으로 “신용도가 낮은 신흥국이 고통을 받을 수 있다”며 “이번 통화위기가 부채 문제나 은행의 위기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창영·유주희 기자 kc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