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051910)이 고용량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재료인 ‘리튬’ 대량 확보에 성공했다. 리튬의 안정적인 공급선을 확보한 것은 물론 LG화학의 차별화된 기술력을 부각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LG화학은 지난 14일 중국 장시간펑리튬과 내년부터 오는 2022년까지 4년간 총 4만8,000톤, 연평균 1만2,000톤의 수산화리튬을 공급 받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공급 물량은 한 번 충전으로 320㎞ 이상 주행할 수 있는 고성능 전기차 100만대에 장착할 수 있는 배터리 양이다. 이미 LG화학은 6월 캐나다의 네마스카리튬과 2020년부터 5년간 3만5,000톤(고성능 전기차 70만대분), 연평균 7,000톤의 수산화리튬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번에 중국 기업으로부터 추가로 수산화리튬을 확보하게 되면서 LG화학은 더욱 안정적인 리튬 공급 체계를 갖출 수 있게 됐다.
특히 업계에서는 이번 공급 계약이 단순히 수급 체계를 안정시킨 것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평가한다. LG화학이 일반 2차전지에 사용되는 탄산리튬이 아니라 고성능 전기차에 주로 사용되는 수산화리튬 확보량을 늘려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고성능 배터리에는 코발트 대신 니켈 함량을 높이고 있는데 기존 탄산리튬보다는 녹는 온도가 낮은 수산화리튬이 니켈과의 합성에 유리하다. 결국 LG화학이 일반적인 탄산리튬이 아닌 수산화리튬 확보에 집중하는 데는 경쟁이 본격화될 2020년부터 현재보다 고성능의 배터리 생산에 주력해 기술적 차별성을 더욱 부각시키겠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이번 공급 계약 건으로 박진수(사진) LG화학 부회장이 추진했던 ‘원재료→전구체 및 양극재→배터리’로 이어지는 수직 계열화 체계도 더욱 공고해졌다. 박 부회장은 올해 초 “중·장기적으로는 다른 원자재 기업과의 협력이나 조인트벤처 등을 세워 원재료 확보 문제에 대응해나가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LG화학은 2016년 GS이엠의 양극재 사업을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 11월 황산니켈 생산업체인 켐코의 지분 10%를 획득했으며 올해 들어서는 세계 1위 코발트 정련회사인 중국 화유코발트와 전구체 및 양극재 생산 법인까지 설립했다.
유지영 LG화학 재료사업부문장은 “전기차 시장이 본격 성장하면서 배터리 원재료 및 소재 경쟁력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며 “원재료 확보와 배터리 소재 분야의 기술 및 양산 능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춰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