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에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상장사 임직원은 박신정 더블유게임즈 부사장으로 무려 230억여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너 출신 가운데에서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1위로 58억원을 받았다. 오너나 경영진이 아닌 중간 간부급 중에서는 신라젠의 배진섭 부장과 박진홍 과장이 50억원이나 챙겨 직장인들의 부러움을 샀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내용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상반기 5억원 이상 보수를 받은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임직원 가운데 박신정 부사장의 상반기 보수총액이 230억9,000만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박 부사장은 급여로 1억7,500만원, 상여로 3억5,000만원을 받았다. 특히 지난 4월 자사주식 37만3,347주에 대한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 이익으로 225억6,000만원을 챙겼다. 스톡옵션은 일정 기간 자사주를 사전에 약정된 가격(행사가)으로 살 권리를 주는 인센티브제도다.
더블유게임즈는 소셜카지노게임 개발 및 서비스 업체로 미국 소셜카지노 업체 인수 효과와 실적 성장 기대감으로 지난해 말부터 올해 3월까지 주가가 급등했다. 2위와 3위는 신라젠의 지성권 전 이사와 박철 전 사외이사로 각각 103억3,000만원, 박철 전 이사는 98억6,000만원이었다. 역시 보수총액의 대부분을 스톡옵션 행사 이익이 차지했다. 4위는 김형진 더블유게임즈 이사로 80억7,000만원을 받았다. 역시 스톡옵션 행사 이익(76억9,000만원) 덕이 컸다.
5위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으로 오너 출신 가운데 가장 순위가 높았다.
상속세 탈루 등 비리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조 회장은 대한항공(20억8,000만원)과 한진칼(16억3,000만원), 한국공항(14억5,000만원), 한진(6억7,000만원) 등 4개 계열사에서 급여와 상여로만 약 58억3,000만원을 받았다.
박성훈 전 카카오 최고전략책임자(CSO)가 6위로 스톡옵션을 받지 않은 전문경영인으로는 상반기 보수가 가장 많았다. 카카오 CSO와 카카오M 대표를 겸하다 올해 초 넷마블 대표로 옮긴 그는 카카오M(32억원)과 카카오(25억4,000만원)를 합쳐 모두 57억4,000만원을 받았다.
이 밖에 김창수 삼성생명 전 대표(56억6,000만원),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56억200만원), 지난 5월 별세한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54억3,000만원), 신현필 신라젠 전무(52억8,000만원) 등이 상위 보수 수령자 10위 안에 들었다.
대기업 CEO나 오너가 아닌데도 수십억원의 보수를 받은 부장이나 차장, 과장 등 중간 간부급들도 눈길을 끌었다. 대부분 거액의 스톡옵션 이익을 챙긴 경우다. 신라젠의 배진섭 부장(49억9,000만원)과 박진홍 과장(49억6,000만원), 셀트리온의 이승기(23억9,000만원)·박나래(16억2,00만원)·이경훈(10억9,00만원) 차장 등이 스톡옵션 덕에 상반기 고액 보수 수령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동안 재계의 ‘연봉킹’ 자리를 지켜온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은 올해 상반기에는 보수총액이 51억7,100만원으로 10위권 밖으로 밀렸다. 이 밖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49억6,000만원), 안민수 삼성화재 전 대표(49억6,000만원), 이형근 전 기아차 부회장(44억2,900만원), 이용백 전 한세실업 대표이사(41억7,200만원) 등도 올해 상반기에 40억원이 넘는 고액 보수를 받았다.
이번 반기보고서에는 미등기임원인 일부 오너 일가의 보수도 공개됐다.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이번 반기보고서부터 미등기임원을 포함한 보수총액 5억원 이상 임직원 상위 5인의 보수현황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 상반기 보수 20억원 외에 SK하이닉스에서도 미등기임원으로 20억원을 받아 모두 40억원을 챙겼다. 역시 미등기임원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남편 정재은 명예회장은 각각 19억9,000만원을, 정용진 부회장은 17억4,000만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