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으로 유아용품 시장이 위기라는 말이 나옵니다. 유모차 중심으로 소비자들을 접했던 저희 입장에서도 큰 고민이었습니다. 그렇기에 품목 다변화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희 기술력으로 자체 개발한 힙시트 ‘아이캐리’는 그 출발점입니다.”
이의환(64·사진) 에이원 대표는 국내 유아용품 유통 시장의 ‘원로’다. 1988년 유아용품 유통 사업에 뛰어든 그는 경력 20년이 됐을 때 자체 유모차 브랜드인 ‘리안’을 개발했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나 경력 30년을 맞이한 올해, 그는 힙시트 캐리어 브랜드인 ‘아이캐리’를 선보였다.
이 대표는 15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아이캐리는 저희 연구개발(R&D)팀이 3년의 시간을 들이며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라며 “지난 6월에 출시했는데도 벌써 박람회와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기대감이 크다”고 밝혔다.이처럼 이 대표가 아이캐리를 힘주어 소개한 이유는 힙시트가 에이원의 사업 다각화 전략의 시작점이기 때문이다. 에이원은 원래 국내 토종 유모차·카시트 기업으로 이름이 알려진 곳이다. 자체 제작한 브랜드인 ‘리안’을 비롯해 네덜란드의 ‘뉴나(NUNA)’, 영국의 ‘조이(Joie)’ 등 주로 국내외 유모차·카시트 유통을 전문적으로 수행해왔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엔 매출 300억원을 기록하며 2016년 256억원에서 17%대의 성장세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저출산으로 국내 유아용품 시장 규모가 축소되면서 에이원 입장에선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가 절실했다. 이 대표는 “아이캐리는 에이원이 이때까지 소홀하게 다뤄오던 봉제품 시장에 진출할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며 “점점 작아지는 유아용품 시장에선 신상품을 다양하게 개발하는 게 답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저출산 시대에 대응하려면 기본에 무조건 충실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가 말하는 ‘기본’은 ‘안전’과 ‘디자인’이다. 이를 위해 그는 내부 연구개발(R&D)팀에 역량을 기울이고 있다.
에이원 R&D팀은 제품 콘셉트 설정, 디자인 등 신제품 기획·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무게를 640g까지 줄이고 특허 출원 중인 ‘인서트 패드 길이 조절 기능’을 탑재함으로써 아이캐리를 착용하는 부모의 허리 부담을 줄이는 인체공학을 구현할 수 있었던 건 R&D팀의 공이 컸다. 에이원은 제품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6개월마다 한 번씩 내부 안전검사를 수행하는 시스템도 마련할 예정이다.
아울러 에이원은 ‘리안’ 프리미엄화를 도모해 기존의 유모차·카시트 사업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가격을 높게 책정하기보단 제품 개발에서 기본기를 더 다져 리안 브랜드의 가치를 제고한다는 차원에서다. 이를 위해 내년도에 리안 프리미엄 라인업을 따로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이 대표는 “2019년은 가격을 프리미엄 상품군 수준으로 정하지 않더라도 프리미엄 브랜드의 소재 등을 시장에 시장에 제공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기존엔 소득수준 상위 15~20%의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리안 수요가 많았다면, 요즘은 상위 10% 내 고객층 중에서도 저희 제품을 찾으시는 분들이 많아 이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엔 시장 전반이 프리미엄군과 저가 상품군으로 ‘양극화’됐다는 이 대표의 인식이 깔려 있다. 이 대표는 경력 30년 사이에 가장 많이 바뀐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소비자분들이 확실히 많이 바뀐 것 같다”며 “과거엔 시장이 고가, 중가, 저가 상품군으로 삼등분돼 있었다면 지금은 유통채널과 소비성향이 변화하면서 시장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졌다”고 분석했다. 양극화된 시장에서 프리미엄 시장으로 방향타를 돌려 추세에 따라간다는 의미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