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주(州) 의회 하원이 11월9일을 ‘도산 안창호의 날(Dosan Ahn Chang Ho Day)’로 정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14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의회 등에 따르면 한인 1.5세인 주 하원의 최석호, 짐 패터슨, 호세 메디나, 샤론 쿼크 실바 의원 등이 공동 발의한 결의안(ACR 269)이 전날 하원 전체회의에서 만장일치(찬성 71, 반대 0)로 통과됐다.
주 의회는 “이 결의안은 2018년부터 매년 11월9일을 도산 안창호의 날로 선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11월9일은 도산 선생의 탄생일이다.
의회는 결의안에서 “도산 선생은 국내와 해외에서 모두 한국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애국지사 중 한 명으로 받아들여진다”며 “1878년에 태어난 그는 한국인들에게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와 같은 존재”라고 설명했다.
이어 도산 선생이 10대부터 서울 소재 미션스쿨에 다니면서 조국의 현대적 교육을 꿈꿔왔으며 1902년 미 샌프란시스코로 건너가 초창기 한인 이민들의 미주 정착을 이끈 사실을 소개했다.
결의안은 “도산의 리더십은 미국 사회, 특히 캘리포니아에서 한인 커뮤니티가 성공적으로 정착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의안은 캘리포니아주 상원에서 표결을 앞두고 있어 한인 동포사회의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고 주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은 밝혔다.
김완중 주 LA 총영사는 결의안이 표결에 부쳐진 지난 13일 주 하원 전체회의를 참관했다.
LA 총영사관은 “도산 안창호의 날이 제정되면 미국 국적이 아닌 외국인의 업적을 기리는 것이 돼 역사적 의미가 매우 크며 한인동포 사회의 위상을 높일 것”이라며 “도산 선생이 민족의 지도자를 넘어 미국 현지인들에게도 이민사회의 지도자이자 사회운동가로 인정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산 선생은 세 차례에 걸쳐 10년 넘게 미국에 거주했다. 도산 선생은 1904년 샌프란시스코를 떠나 캘리포니아주 LA 동쪽 소도시인 리버사이드에 정착했으며 그곳에서 최초의 한인 커뮤니티 파차파캠프를 건립했다. 이듬해 공립협회를 세웠고 1906년 신민회, 1909년 대한인국민회를 잇달아 만들었다. 1913년 흥사단 설립의 초석을 닦은 곳도 캘리포니아였다.
초기 파차파캠프에는 한인 50여명이 거주하며 오렌지 농장 인부로 고용돼 일했다. 도산 선생은 파차파 공동체를 일궈내며 신민회와 흥사단 설립을 구상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