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총무원장 탄핵…조계종 초유 사태 직면

중앙총회서 불신임안 가결…원로회의 인준만 남아

설정 스님, 총무원장 선거때부터 은처자·학력위조 의혹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문화역사기념관에서 열린 중앙종회 임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설정 스님은 이날 자신에 대한 불신임 안건 처리를 앞두고 “종헌종법에 근거한다면 불신임안을 다룰 근거가 전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출처=연합뉴스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문화역사기념관에서 열린 중앙종회 임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설정 스님은 이날 자신에 대한 불신임 안건 처리를 앞두고 “종헌종법에 근거한다면 불신임안을 다룰 근거가 전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출처=연합뉴스



대한불교조계종이 이번 중앙총회에서 총무원장 불신임안이 가결되면서 총무원장 탄핵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됐다.

16일 열린 중앙종회 임시회에서 총무원장 불신임안이 가결됨으로써 해임 위기에 몰린 설정 스님은 원로회의에서 불신임안을 인준하면 자리를 잃게 된다. 원로회의는 오는 22일 열릴 예정이지만, 사태의 긴급성을 고려해 일정이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적 원로의원 24명 중 과반인 12명 이상 찬성하면 불신임안이 의결되는데 현재 조계종 상황을 고려하면 원로회의에서 총무원장 불신임 결의안은 무리 없이 인준될 것으로 보인다. 원행 스님과 법타 스님 등 원로의원 10명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총무원장, 교육원장, 포교원장 등 종단 집행부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는 등 총무원장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당시 성명에 참여하지 않은 원로의원 중 2명만 더 동의하면 수치상으로는 불신임안이 인준되는 셈이다.

관련기사



이날 중앙종회 투표도 예상보다 많은 찬성표가 나왔다는 평가다. 애초 가결이 불투명하다고 본 예측과 달리 찬성 56표로 가결에 필요한 50표를 훌쩍 넘겼다. 즉각 퇴진을 요구하며 불신임안을 제출한 중앙종회 최대 계파 불교광장 소속 의원 외에 야권인 법륜승가회나 비구니 스님 쪽에서도 찬성표가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중앙종회 수석부의장 초격 스님은 이날 투표 결과에 대해 “종단을 걱정하는 종회의원 스님들이 현명한 판단을 한 것 같다”며 “불신임안이 종회에서 통과됐고 종정 교시도 있었기 때문에 원로회의 인준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1일 제35대 총무원장으로 취임한 설정 스님은 선거 과정에서 서울대 학력위조 의혹, 거액의 부동산 보유 의혹, 숨겨둔 자녀가 있다는 의혹 등을 받았지만 전 총무원장 자승 스님의 지지를 받으며 당선됐다. 선거 당시 설정 스님은 학력위조 의혹에 대해서는 사과했으나, 은처자 의혹에 대해서는 “어떤 방법을 통해서든지 깔끔하게 소명하겠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이후 MBC ‘PD수첩’이 지난 5월 1일 방송에서 설정 스님 관련 의혹을 다루면서 논란은 더욱 확대됐다.

조계종적폐청산시민연대 등 불교시민단체의 요구와 설조 스님의 40일이 넘는 단식투쟁 끝에 설정 스님은 지난달 27일 기자회견을 열어 “종도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여 조속히 진퇴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 후 설정 스님은 지난 1일 교구본사주지협의회에 오는 16일 중앙종회 임시회 이전에 퇴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로써 16일 이전 퇴진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으나 설정 스님은 지난 13일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즉각적인 퇴진 결정을 유보하고 올 연말에 사퇴하겠다며 입장을 번복했다.
/권혁준인턴기자 hj7790@sedaily.com

권혁준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