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7>한반도 안보 키 쥔 중국] 북중 접경지역 개발 탄력…"中이 한반도 해빙 최대 수혜"

北 개혁·개방땐 中과 경협 가속

동북3성 부동산 등 벌써 '들썩'

베이징선 北기업 영업 재개 나서




지난 5월7~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다롄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하는 동안 김 위원장과 동행했던 수행원들은 다롄 동북부 해안가 둥강 상업구를 둘러봤다. 다롄 둥강 상업구는 동북아 국제 운송 허브를 지향하는 첨단 비즈니스 단지다. 김 위원장이 다롄의 첨단 과학기술과 비즈니스 단지에 주목하자 핵·경제 병진 노선에서 경제발전 집중 전략으로 선회한 그가 중국의 개혁·개방 성과에서 북한의 미래 발전 밑그림을 찾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북측 수행원들의 둥강 상업구 탐방에는 중국 지도부의 주도면밀한 셈법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중국이 한반도 해빙 분위기와 맞물려 내심 낙후된 동북아 3성 개발은 물론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 BBC방송 등 외신들은 6월 싱가포르 북미 회담 이후 “북미 정상회담 최고의 수혜자는 중국”이라는 분석을 제기한 바 있다. 한반도 비핵화 과정에서 북한의 개혁개방에 속도가 붙으면 중국과의 경제협력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 최대 낙후 변방으로 꼽히는 랴오닝성 등 북중 접경 3성은 이미 크게 들썩이는 분위기다. 단둥의 경우 4월 이후 부동산 가격이 50%가량 급등한 지역이 등장했다. 4월 중국 70개 도시 주택 가격 변동에서 단둥 신규 주택은 전체 도시 중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북중 접경 지역의 경제개발 속도에도 탄력이 붙는 분위기다. 중화권 매체에 따르면 최근 중국 정부는 북한과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동북부 지방정부에 북한 접경지역 경제개발을 강화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기업들과 상인들은 북중 접경지역 경제협력 강화, 대북 관광 활성화 등 대북 제재를 피하면서 북중 경제협력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이른바 ‘회색 지대’를 찾는 데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일본 교도통신은 최근 중국이 6억위안(1,000억원)을 투자해 랴오닝성과 북한을 연결하는 신압록강대교 프로젝트를 재가동하는 방안을 승인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중국 지도부가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북한을 끌어들이는 실질적인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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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 경협 움직임은 베이징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북중관계가 악화했을 때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안에 따라 자국 내 북한 기업들에 모두 폐쇄 명령을 내렸지만 중국 당국의 단속에 눈치를 보던 북한 기업들이 최근 다시 하나둘 영업 재개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베이징에서 철수해 인근 연교 신도시로 이전했던 베이징 북한 식당 대성상관은 최근 한국 교민이 밀집한 왕징에 재개장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북한과 국경을 접하는 랴오닝·지린성 등은 개혁개방 40년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대표적인 낙후 지역으로 머물렀는데 한반도 비핵화 움직임이 가속하고 북중 경제협력이 꿈틀거리면서 부흥을 꿈꾸고 있다”고 진단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홍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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