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대입 개편안에 셈법 분주한 중3]정시 비중 확대 유력...'脫강남' 줄고 자사고 인기 회복할 듯

정시 비율 30~40%로 증가 전망

수능 경쟁 심화로 사교육비 늘 듯

수시모집 비중 여전히 높은 편

중위권 이하, 일반고 진학이 유리

지난달 17일 대구시 수성구 한 중학교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마치고 하교하고 있다. /연합뉴스지난달 17일 대구시 수성구 한 중학교에서 학생들이 수업을 마치고 하교하고 있다. /연합뉴스






“동네 아이들과 비교해 썩 공부를 잘하는 편은 아니어서 중3인 아이가 고등학교에 들어가자마자 수능 과목만 ‘올인’하도록 할까 합니다.”

고등학교 입시를 앞둔 중학교 3학년 자녀를 둔 서울 강남구의 한 학부모는 대입제도 개편 윤곽이 드러난 뒤 분주하게 현상 파악을 하고 이 같은 결론에 다다랐다. 곧 발표될 교육부의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 위주 전형(정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핵심적인 변화에 편승해 대입전략을 세워보겠다는 구상이다. 주요 과목에 대한 사교육비가 크게 늘어나겠지만 내신이나 학생부종합전형 경쟁보다 단기간에 효과를 보기에 더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탈강남’ 줄고 외고·자사고 인기 회복=대입 개편안 분석을 위해 가장 빠르게 움직이는 곳은 입시 열기가 뜨거운 서울 강남 지역이다. 가장 큰 변화는 수시 확대 기류 속에 유행을 탔던 ‘탈(脫)강남, 일반고 선호’ 분위기가 사그라졌다는 점이다. 정시의 비중이 늘 것으로 예상되면서 내신의 상대 우위를 점하기 위해 비(非)강남 일반고로 갈 이유가 줄어든 탓이다. 만에 하나 재수를 택하게 돼도 정시 확대 기조가 유지된다면 해볼 만한 시도다. 외국어고와 과학고·자율형사립고의 인기도 다시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여전히 수시모집의 비중이 높은 만큼 자사고나 특목고에 진학해 중위권 이상 내신을 받을 자신이 없는 학생이라면 일반고 진학을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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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 확대 폭 따라 전략 바뀔 듯=중3 학생과 학부모들은 대입제도 개편에 발맞춰 고입부터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까지의 상황으로 보면 정시모집의 확대 폭이 가장 중요한 변수다. 교육부의 최종 대입 개편안은 17일 발표되는데 현재로서는 정시 비율을 특정할지 알 수 없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정시 비율이 30~40%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30%라면 서울 내 주요 대학을 지망하는 학생들에게는 큰 변화가 없는 셈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2020학년도 모집요강에 따르면 서울 주요 15개 대학의 정시 비율은 27.5%다. 하지만 정시 비중을 이보다 더 늘리도록 할 경우 논술과 특기자전형이 줄어들고 일부 대학의 경우 학생부종합전형도 축소될 가능성이 있는 등 연쇄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사교육 부담 늘지만 혼란은 그대로=이번 대입 개편안으로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시가 늘어나면서 수능에서의 경쟁이 심화하고 특히 국어와 수학 사교육이 득세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제2외국어·한문까지 절대평가로 전환되면 남은 상대평가 3과목(국어, 수학, 사회·과학탐구)의 사교육 집중 현상은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유지될 것으로 보이면서 수시를 준비하는 학생들도 수능 공부를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한 입시 업체 관계자는 “학종 비중의 변화도 예상되는 만큼 이에 따른 컨설팅 비용도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여러 변화에도 불구하고 수험생의 혼란은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현 중3 학생들의 대학별 입시전형은 이들이 고2가 되는 2020년에야 발표되는데 정시가 어느 정도 확대될지도 이때가 돼서야 확인할 수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논란이 지속되는 과정에서 새로운 돌발변수들이 생겨 입시 정책에 또 다른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진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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