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사장 고학찬)은 9월 12일(수)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정경화 & 조성진 듀오 콘서트>를 개최한다. 예술의전당 개관 30주년 기념으로 이루어지는 이번 공연은 세계무대에서 인정받는 수준 높은 아티스트를 국내에 소개하는 <2018 예술의전당 월드 프리미어 시리즈>의 두 번째 공연이다. 이번 공연에 대한 클래식 애호가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티켓 오픈과 동시에 전석 매진을 기록하였다.
2012년 정경화 독주회에서 함께 무대를 꾸민 이후 6년만의 협연이다. 평소 피아니스트 선정에 까다롭기로 유명한 정경화는 2012년 당시 고3 학생이었던 조성진을 자신의 무대에 세웠고, 현재는 새로운 파트너로서 그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1967년 리벤트리트 콩쿠르 우승과 함께 열린 ‘정경화의 시대’는 수많은 후배 음악인에게 열정과 희망의 밑그림을 제시해왔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제17회 쇼팽국제피아노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콩쿠르 이후에 잊혀지는 많은 유망주와 달리, 조성진은 대중과 평단을 음악으로 설득하고 있다. 지난 해 조성진은 카네기홀에서 열린 리사이틀과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국제무대에서 입지를 다졌다.
정경화는 조성진의 강점으로 겸손한 성품과 음악에 대한 추진력, 그리고 노력을 꼽는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뚜렷하게 음악에 집중하고 투명하면서도 명확하게 헌신하는 조성진의 모습을 오랫동안 지켜본 정경화는 조성진에게 음악적으로나 커리어 면에서는 더 이상 조언을 해줄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한다. 조성진 또한 ‘정경화 선생님은 고민이 있을 때마다 항상 조언을 구하는 제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멘토 중 한 분’이라며 정경화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아끼지 않고 드러낸다. 이번 무대는 46년의 세월을 뛰어 넘어 두 예술가가 서로 어떻게 호흡을 맞추며 하나의 완성된 무대를 꾸며나갈지 기대되는 무대이다. 현의 여왕 정경화와 음악적으로 놀라운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조성진이 무대 위에서 얼마나 깊이 있는 음악적 대화를 함께 나눌지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번 공연은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를 중심으로 슈만, 베토벤, 프랑크의 작품을 다룬다. 프로그램은 피아노와 바이올린의 비중이 대등한 곡으로 이뤄졌으며 작곡가가 기존의 작법을 따르면서도 자신의 개성을 충분히 반영한 곡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첫 곡 ‘슈만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1번’은 피아노와 바이올린의 잦은 변화에서도 작곡 당시 슈만의 불안정한 심리가 묻어나는 곡이다. 자칫 우울한 분위기에 치중하면 곡 전체 균형이 무너질 수 있어 슈만의 음악적 상상력을 잘 살려내기 위해서는 곡 전체에 서정성을 고르게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베토벤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제7번’ 역시 곡 분위기가 가볍지는 않다. 이 작품은 베토벤이 청각 이상으로 자살까지 고려한 시기에 만들어진 곡으로 베토벤은 이 곡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감정을 음악에 주체적으로 표현하기 시작한다. 모방과 개성 사이에서 베토벤이 어떤 고민을 했을지 연주를 통해 가늠할 수 있다. 마지막 곡 ‘프랑크의 바이올린 소나타’는 고전 소나타 형식을 변형해 4악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여기에 순환 기법을 사용해 각 악장의 개성을 유지함과 동시에 곡 전체의 통일성을 살린 곡이다. 바이올리니스트 이자이의 결혼선물로 헌정된 곡이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낭만적이고 우아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