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동차 업계 1위인 도요타자동차가 중국에 신공장을 설립해 현지생산 능력을 20% 늘린다. 오랜 기간 최대 캐시카우였던 미국 시장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주의 정책으로 불확실성에 빠지자 일본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요타는 중국 톈진과 광저우에 각각 디이자동차그룹·광저우자동차그룹과의 합작공장을 세울 방침이다. 새 공장 건설은 전기자동차(EV) 등 중국의 친환경차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이를 위해 도요타는 총 1,000억엔(약 1조2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자할 계획이다. 현재 중국에서 116만대의 생산능력을 갖춘 도요타는 각각의 공장에서 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V) 등 약 12만대의 추가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신문은 도요타 해외사업의 주축은 북미 지역이지만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리스크와 중국 시장의 중요성을 고려해 회사 측이 중국 현지생산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자동차 시장 규모는 올해 3,000만대로 1,750만대 수준인 미국의 1.7배에 달하는 최대 판매처로 부각되고 있다. 올 1~7월 일본 자동차 업체 7개사의 중국 신차 판매대수는 전년동기 비 5% 늘어난 265만대이며 올해 연간으로는 500만대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관측대로라면 490만대가 예상되는 일본 국내판매 대수를 처음으로 웃돌게 된다.
이에 따라 도요타 외에 다른 회사들도 중국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혼다는 올해 중국 전용 전기차를 내놓고 오는 2025년까지 중국에 20종 이상의 친환경차를 투입할 계획이다. 닛산자동차는 현지 합작회사를 통해 생산능력 확대를 도모하고 EV 개발 등에 5년간 약 1조엔을 투자할 방침이다.
다만 중국 사업은 정치 환경에 크게 좌우되는 위험이 내포돼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본 자동차 업체는 2012년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문제로 인한 반일시위 확대로 불매운동에 시달리며 자동차 판매량이 급격하게 줄어든 전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