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위 10대 건설사 중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000720)의 올 상반기 해외 수주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건설사들의 ‘오아시스’라 불렸던 중동 수주 실적이 악화 되면서 이 지역 비중이 높은 두 건설사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19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해외 수주 상위 10대(계약액 기준) 기업 중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의 해외 수주 실적이 유일하게 감소세를 보였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올 상반기 해외수주 계약액은 15억1,900만 달러로 2017년 상반기 대비 58.6% 감소했다. 현대건설은 5억7,000만 달러를 수주해 지난해 상반기 보다 40.4% 급감했다. 특히 현대엔지니어링의 경우 지난해 해외 수주 1위를 기록했다가 올 상반기 4위로 추락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6위에서 올해 7위로 떨어졌다.
상위 10대 기업은 올 상반기 전체 수주액의 88%를 차지했으며 서브원(1070.4%), 포스코건설(722.6%), 삼성엔지니어링(028050)(474.9%), GS건설(006360)(267.9%) 등은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크게 늘었다. 297개 국내 건설사 전체 실적도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하며 근래 최저치를 기록했던 2016년 이후 회복세를 이어갔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의 실적 악화는 중동 수주 부진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건설사들의 중동 수주는 국제유가 상승세에 힘입어 회복세긴 하지만 중국 건설사들의 저가 공세, 이란 리스크 등이이 겹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줄었다. 실제 국내 297개사의 올 상반기까지 중동 수주 계약액은 65억2,300만 달러로 2017년 상반기(89억9,400만 달러)에 비해 27% 가량 감소했다. 아프리카(293.5%), 북미·태평양(249.9%), 아시아(39.6%) 등 타 지역 수주가 늘며 타 건설사들이 새로운 블루오션을 찾아 나서는 동안 전통 텃밭인 중동 시장에 집중해온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두 기업은 2016년 중동 수주 실적이 국내 건설사 167개사 중 나란히 1,2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높았지만 시장 악화로 실적이 쪼그라들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하반기 중동 수주 입찰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은 만큼 종합적인 판단은 이르다고 설명했다. 증권사 연구원들은 현대건설에 대해 이라크 유정(20-30억달러), 사우디 조선소(15억달러), 알제리 복합화력(7억달러)등 60억달러 이상의 프로젝트에 대한 수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의 2018년 상반기 해외 누적 수주 금액은 연간 계획의 20%에 지나지 않는다”면서도 “대부분 프로젝트에 대한 수주는 10월 이후 가시화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엔지니어링에 대해서도 한 증권사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많은 물량이 계획중이라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