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보좌관들이 본 우리 의원]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김관영 의원김관영 의원




김관영 의원이 지역구 어르신들을 만나 이야기하다 함께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김관영 의원실 제공김관영 의원이 지역구 어르신들을 만나 이야기하다 함께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김관영 의원실 제공


◇집권여당을 놀라게 한 초선 야당의원의 반대토론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전북 군산 출신 김관영 의원입니다. 저는 오늘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에 대해 반대토론을 하고 현명하신 의원님들의 양심적인 판단을 구하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중략) 개정된 지 1년도 안 된 현행 제도를 제대로 시행해 보지도 않고 가업 승계를 아주 쉽게 그리고 대폭 허용해서 상속세 제도를 무력화시키는 것은 사상 유례가 없는 일입니다.”

‘국회의원 김관영’이라는 이름을 각인하게 된 것은 2014년 12월 2일 본회의장이었다고 생각한다. 국회 선진화법으로 자동 상정된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가업상속공제를 확대하는 내용으로 기획재정위원회에서 합의되지 못한 채 본회의 표결에 부쳐진 것이다.

김 의원은 이날 본회의 의결 직전 반대토론을 통해 해당 법안을 부결시켰다. 초선 의원으로 등원한지 2년 반 만에 그 이름을 알린 순간이었다. 그 당시를 회상하면 그의 굳은 결기가 지금도 느껴진다. 여당이 국회 과반을 넘었던 시절에 야당 초선 의원의 반대토론으로 정부가 제출한 세법 개정안이 부결된 것은 헌정사에 유례를 찾기 힘든 일이었다. 옆에서 지켜본 김 의원은 소신과 강단이 대단하다.

김 의원이 농번기 농민들과 밭일을 한 뒤 새참으로 막걸리를 마시고 있다./김관영 의원실 제공김 의원이 농번기 농민들과 밭일을 한 뒤 새참으로 막걸리를 마시고 있다./김관영 의원실 제공


◇소농의 다섯 번째 아들에서 ‘고시 3관왕’으로

김관영 의원은 전라북도 군산시 회현면, 소농의 6형제 중 다섯 번째 아들로 태어났다고 한다. 서울대에 갈 실력이 아니면, 선택의 여지 없이 지방 국립대학교를 가야 했던 소농의 아들들. 그러나 김 의원은 큰 형님의 덕택에 ‘소 팔아 서울로 유학’을 갔다. 1987년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 입학. 87년 6월 항쟁의 격동기에 그 역시 거리에서 신입생 첫 학기를 보냈다.

첫 방학에 찾아온 고향. 모친은 그에게 공부 열심히 하느냐고 물었고, 궁색한 상황에 얼버무린 그는 2학기부터는 책상에 앉았다. 그리고 이듬해 공인회계사, 대학 졸업 직후인 1992년에 행정고시 재경직에 합격했다. 육군 중위 제대 후인 1999년에 제41회 사법고시도 통과했고, 이후 대한민국 최고의 법무법인 ‘김앤장’에서 10년간 변호사 생활을 했다.

김관영(오른쪽) 의원이 사법연수원 수료식에서 형수·막내 동생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김관영 의원실 제공김관영(오른쪽) 의원이 사법연수원 수료식에서 형수·막내 동생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김관영 의원실 제공


◇‘즐거운 정치’. ‘저를 만나면 즐거우시죠.’

19대 총선 전년도인 2011년 그는 고민 끝에 정계 진출을 결정했다. 그는 종종 보좌관들에게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에 대해 얘기하곤 한다. 고향인 군산이 좀 더 살기 좋은 곳이 됐으면 했고, 고향 사람들이 억울한 사정 속에 살지 않기를 바랐다. 2012년 민주통합당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국회의원이 흔히 출마를 앞두고 책을 출간한다. 김 의원이 두 번의 선거를 앞두고 출간한 책의 이름이다. 공통점은 ‘즐거움’이다. 김 의원은 매우 유쾌한 사람이다. 국회의원들이 만나는 민원이나, 기자들의 질문은 때로는 답하기 참 난처한 경우가 많다. 김 의원의 해법은 웃음이다. 함박웃음으로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로 위기(?)를 넘긴다. 필설로 형언이 어려워 아쉽지만, 의원실 회식에서 그의 유쾌함은 더하다.

김 의원은 요즘 조선불황으로 군산 경기가 좋지 않다고 얘기한다. 군산에 복합 리조트를 만들어 지역 경제 회생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그의 애향심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정치를 고시공부 하듯 하는 의원

지근거리에서 지켜 본 김 의원은 무엇보다도 성실하다. 그래서 사석에선 의정활동을 고시공부 하듯 한다고 평하곤 한다.


2016년 6월 재선 의원이 된 직후, 그와 함께 일하게 됐다. 이후 약 2년이 지난 지금 그와 함께 한 일을 되짚어 보니,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원회 활동은 기본이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위원, 국회 개헌특위 정치개혁소위위원장,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 사무총장. 숨 가쁜 날들의 연속이었다. 역할이 주어지면 마다하지 않았고, 시작한 일에는 언제나 쏟아 부을 수 있는 역량을 최대한 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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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당 원내대표, 국회 특수활동비 폐지를 주도하다

어쩌면 가장 큰 위기의 순간은 올해 초였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이 논의되던 시절, 호남 지역구 의원으로서 통합에 찬성한 것에 대한 지역의 여론은 최악이었다. 그러나 이미 20대 국회 초반 제3당의 가능성을 몸소 확인했던 김 의원은 자기 생각대로 통합에 동참했다. 그리고 지난 6월 말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됐다. 집권 여당의 핵심법안을 부결시켰던 패기의 초선의원은 이제 제3당의 원내대표가 돼, 거대 양당이 담합해 뭉개려 했던 국회 특활비 폐지를 이끌어내는 주역이 됐다.

[김관영 의원은 누구]

△약력 : ▲1969년 전북 군산 출생 ▲군산제일고 ▲성균관대 경영학 학사 ▲제36회 행정고시 ▲제41회 사법시험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공인회계사 ▲민주당 수석대변인·대표비서실장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 ▲국민의당 탄핵추진단장 ▲국회 탄핵소추위원 ▲국민의당 사무총장 ▲제19·20대 국회의원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소속정당 : 바른미래당

△정계 입문 시점 :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선거

△거쳐온 상임위 : 국토교통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정무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現), 정보위원회(現)

△특이 이력 : 공인회계사 최연소 합격(23회), 행정고시 합격(36회), 사법시험 합격(41회) 등 고시를 3개나 통과해 ‘고시 3관왕 브레인’으로 불린다. 정계 입문 전에는 경제기획원 재정경제부, 김앤장 법률사무소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대표 발의 법안

▲새만금복합리조트 유치를 위한 ‘새만금 특별법’

▲부도덕 경영자에게 가맹점주 보호를 위한 ‘가맹사업법(호식이 배상법)’

▲저출산 해법 일환 ‘난임휴가 신설법’

▲제2의 가습기 사태 예방을 위한 ‘제조물 책임법’

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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