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교육정책, 공론화 만능주의에 빠지면 안돼"

[신임 상임위원장에게 듣는다] 이찬열 교육위원장

'하청·재하청식' 대입개편안 논의

당장 비판 면하려는 교육부의 꼼수

'금수저 전형' 논란 수시 확대보다

정시 비율 더 늘리는게 바람직

정쟁 떠나 갈등 조정자 역할할 것

관련기사



이찬열 국회 교육위원장 인터뷰./송은석기자



“‘탈원전’은 찬반이 명확하지만 교육정책은 매우 복잡한 문제입니다. 공론화가 좋다고는 하지만 만병통치약은 아니죠.”

바른미래당 소속인 이찬열(사진) 신임 교육위원장은 20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공론화 만능주의’에 빠진 김상곤 교육부에 고언을 아끼지 않았다. 교육부는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을 국가교육위→대입특위→공론화위→시민참여단으로 내려보내는 ‘하청의 재하청’으로 지탄의 대상이 됐다. 이 위원장은 정책의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평가를 겸허히 받아들이기보다는 ‘폭탄 돌리기’로 당장의 비판을 면하려 한 이번 정부를 ‘책임 회피, 직무유기 정부’라 꼬집었다. 그는 ‘책임’을 교육의 최우선 가치로 꼽았다. 그는 “교육정책에는 소통뿐 아니라 책임이 더 필요하다”며 “비전과 철학이 담긴 교육정책을 책임지고 내놓는 것이 교육부의 권한이자 의무인데 (대입 개편 문제를) 이번처럼 공론화위에 넘길 문제는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이찬열 국회 교육위원장 인터뷰./송은석기자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방향에 대한 이 위원장의 입장은 ‘정시는 확대, 절대평가는 유보’다. 대입제도는 자고로 학생들에게 균등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믿음에서 비롯된 결정이다.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평하게, 결과는 정의롭게’라는 이번 정부의 슬로건이 가장 절실한 곳이 바로 대입제도”라는 이 위원장은 ‘금수저전형’ ‘깜깜이전형’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학생부종합전형(수시)보다는 정시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17일 발표된 교육부의 개편안에 대해서도 “정시 비율을 더 늘려야 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번 개편안에는 정시 비율을 3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반면 절대평가 확대에 대해서는 유보적이다. 시험의 변별력을 떨어뜨려 대학 본고사가 부활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찬열 국회 교육위원장 인터뷰./송은석기자


거듭된 파행으로 얻은 ‘불량상임위’라는 오명을 씻어내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역사 교과서나 누리과정 예산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교육위가 여야 정쟁의 장(場)으로 전락한 것을 두고 ‘교육의 목표를 망각한 채 국민의 세금으로 벌인 밥그릇 싸움’이라고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우리 아이들을 올바르게 교육해 훌륭한 인재를 배출해내는 것이 교육의 유일한 목표”라 강조하며 교육에 이념이나 정치가 개입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못 박았다. 과거와 같은 파행을 겪지 않도록 하는 ‘갈등 조정자’를 자처한 그는 “역할을 기대해달라”며 20대 후반기 교육위원장으로서의 자신감을 보였다.
사진=송은석기자

양지윤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