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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의 향기]겸재 정선 '금강전도'

국보 제217호 겸재 정선의 ‘금강전도’ /사진제공=문화재청국보 제217호 겸재 정선의 ‘금강전도’ /사진제공=문화재청



조선 후기 ‘진경(眞景) 산수’를 개척한 겸재 정선(1676∼1759)은 영조 10년이던 1734년 금강산을 다녀온 후 내금강의 모습을 그렸다. 국보 제 217호로 지정된 ‘금강전도’다. 가로 94.5㎝, 세로 130.8㎝의 큰 화폭에 수묵담채로 내금강 실경을 담았는데 전체적으로 원형구도를 이루고 금강산의 수많은 봉우리가 모두 한눈에 들어오도록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본 모습이라는 게 특징이다. 위쪽에는 비로봉이 우뚝 솟아 있으며 눈 덮인 봉우리들은 거칠고 날카로운 모습으로 표현했다. 화면 중심에는 만폭동 계곡이 위에서 아래로 가로지르고 있다. 바위로 이루어진 메마른 느낌의 뾰족한 암산(巖山) 봉우리들과는 대조적으로 왼편에는 무성한 숲을 이룬 부드러운 토산이 놓여 있다. 암산을 위아래로 내리긋는 수직준법으로 묘사한 것과 달리 토산은 붓을 옆으로 눕혀 점을 찍는 방식으로 나타내 뚜렷한 대비 효과를 이뤘다. 화면의 윗부분에는 그림의 제목과 함께 작가의 호, 그림에 대한 감상 등이 적혀 있다. 당시의 산수화는 주로 중국 산수화를 보고 그린 것인데 반해 이 그림은 우리나라의 실경을 직접 보고 그린 것이라 더욱 의미있다. 정선이 그린 여러 점의 금강산 그림 중에서도 가장 크고, 그의 진경산수화풍이 잘 드러난 걸작이자 대표작으로 꼽힌다. 지금은 금강산이 한반도 분단의 상징적 존재가 됐지만 조선 후기의 금강산은 죽기 전 꼭 가봐야 할 명승지 중 한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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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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