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김슬아 컬리 대표 "강남맘 필수앱 넘어 10배 성장 머잖았죠"

식자재 주문하면 새벽에 문앞까지

반찬·생활용품 등 5,000여종 취급

새 제품은 직접 먹어보고 품질검증

2년내 '월 매출 1,000억' 부푼 꿈

김슬아 컬리 대표김슬아 컬리 대표



“샛별배송이나 직매입, 데이터분석 등 기존에 없던 서비스를 통해 공격적으로 사업을 벌이는 만큼 사업의 진폭이 클 수 밖에 없어요. 하지만 커다란 진폭 속에서 어려움을 잘 감내하고 버텨낸다면 어느 기업보다 멀리 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최근 오프라인 고객의 온라인 유입이 가속화되는 만큼 지금보다 10배 이상 성장도 가능하다고 전망합니다.”

김슬아(35·사진) 컬리 대표는 21일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지난 1년간 매달 10%씩 성장하면서 지난해 초반 월 평균 30억원 매출이 올해 3월 100억원 수준까지 커졌다”며 “지난해 466억원 수준이던 매출이 올해 1,700억원 규모로 커지고, 내년에는 3,500억원 이상 매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명문 웰슬리대학을 졸업하고 골드만삭스, 맥킨지 등에 몸담았던 김 대표가 2015년 5월 선보인 마켓컬리는 신선 식자재를 당일 배송해주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출시 초기 강남 엄마들의 필수앱이라는 애칭까지 얻으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서비스 출시 3년 만인 올해 가입자는 80만명, 월 평균 거래 건수는 30만 건을 넘는 등 규모의 경제를 일구고 있다.

‘당신의 라이프스타일을 완성하는 프리미엄 마켓’을 슬로건을 내세운 마켓컬리는 저녁 11시까지 주문하면 이튿날 새벽에 배송해주는 ‘샛별 배송’을 업계 최초로 도입해 주목을 받았다. 초창기 야채와 육류, 베이커리 위주로 구성했던 상품군은 반찬 및 식사대용, 건강식품·바디케어 등 헬스 및 뷰티, 주방용품이나 생활용품 등 리빙 등으로 대폭 확장했고 취급 품목도 5,000종이 넘는다.


대부분이 먹거리인 만큼 안정적인 식자재, 만족할 수 있는 식자재 공급을 위한 김 대표의 경영 방식은 ‘디테일’ 그 자체다. 김 대표는 “새롭게 론칭하는 제품이 있으면 제가 시식을 한 후에 (론칭 여부를) 결정하고, 고객들이 쓴 후기들을 직접 챙겨보고 고객 문의에 직접 답변하기도 한다”며 “고객 공지에 들어가는 문구까지 직접 챙기니까 해당 팀에서는 대표가 그런 것까지 챙기냐는 불만도 있지만, 마켓컬리가 현재의 퀄러티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극단적인 디테일’이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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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쓰레기 대란으로 배송 서비스의 필수품인 포장재가 이슈로 떠올랐지만 마켓컬리는 선제적 대응에 힘입어 비교적 논란에서 자유롭다. 일찌감치 100% 재활용 가능한 포장재를 사용한 데다 스티로폼 포장재는 전담 기사가 직접 수거하는 운영 방침을 세웠기 때문이다. 폐 플라스틱 문제로 배송을 줄이고 직접 매장에 방문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김 대표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그는 “식자재를 취급하는 업체 입장에선 (기온 등의 변화에 내용물이 상하지 않도록) 식품의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과 파손되지 않게 제품을 배송하는 것, 이 두 가지가 핵심이라고 보고 있다”면서 “배송을 위해 다양한 포장재가 필요하지만 100% 재활용할 수 있는 포장재를 사용하고, 소비자들이 재활용하기 쉽도록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쓴다면 충분히 해결 가능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마켓컬리는 배송용 박스의 경우 종이 박스와 방수용 내부 비닐이 쉽게 분리되도록 했고, 밀크티 등 음료는 무색 플라스틱병과 프린트 비닐이 쉽게 떼어지도록 점선으로 표기했다. 김 대표는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기 위해 직접 매장을 방문해 장바구니에 담아 올 수도 있지만, 매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자동차를 타고 간다면 그것 역시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게 아니냐”며 “안 먹고, 안 쓰고 살 수 없다면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방법으로 문제에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직까지 손익분기를 넘지 못했지만 조급해하지 않고 담대하게 나아간다는 생각이다. 영업이익률이 2016년 -50% 수준에서 지난해 -25%, 올해는 -10%대로 줄어들면서 적자 기조가 둔화되는 만큼 조만간 재무 상황도 안정기에 접어들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유통은 어느 정도 볼륨(규모)이 나와야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로 마켓컬리는 지금보다 10배 이상 성장에 대비해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 규모에서 별도의 데이터사이언티스트팀을 만들고 각 권역별로 물류 사업장을 두는 게 다소 과도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월 매출 1,000억원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선제적인 투자”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의 10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확신도 피력했다. 그는 “대형마트 1위 업체의 고객이 2,000만명에 달하는데 이 중에서 절반만 온라인으로 넘어와도 마켓컬리는 10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며 “소비자에게는 좋은 제품을 잘 골라주고, 판매자에게는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유통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3월 월 매출 100억원 돌파 이후 성장세가 가파르게 진행되는 만큼 이르면 2020년께 월 매출 1,000억원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규모가 커지면서 놓칠 수 있는 서비스의 퀄리티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회사가 너무 급하게 성장하면 숙련인력이 이탈하고 단기적으로는 고객 서비스 퀄리티가 떨어질 수도 있다”면서 “모바일 그로서리 분야만큼은 고객에게 최고의 경험을 제공한다는 게 마켓컬리의 핵심 가치인 만큼 이를 훼손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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