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2분기 출생아 수 8.2만명 역대 최저...세계 유일 '출산율 0명대' 진입 눈앞

1~6월 출생아 수 지난해보다 8.8% 뚝

출산 많은 30~34세 여성 인구 자체 감소

결혼 건수 줄고 아이낳는 나이도 늦어져




올해 2·4분기 합계출산율이 0.97명으로 떨어져 역대 최저 기록을 또다시 갈아치웠다. 이런 흐름이 이어진다면 올해 우리나라 연간 합계출산율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1.0명 아래로 추락할 가능성이 크다.

통계청이 22일 발표한 ‘2017년 출생통계(확정)’와 ‘6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해 6월 출생아 수는 1년 전보다 8.7%(2,500명) 감소한 2만6,400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6월 기준으로 역대 최저다. 또 최근 세 달 연속 출생아 수가 2만명대에 그치면서 2·4분기 출생아도 8만2,000명으로 8.5%(7,600명) 줄었다. 이 역시 역대 최저치다.

올해 1~6월 출생아 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8% 감소한 17만1,600명으로 역시 사상 최저치였다. 현재 추세가 계속된다면 올해 연간 출생아 수는 32만명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따르면 앞으로 출산율이 의미 있게 반등하지 않을 경우 연간 출생아 수가 오는 2022년 이전에 20만명대로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 당초 통계청 전망보다 18년 빠르다.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기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도 2·4분기 0.97명으로 1년 전보다 0.08명 줄었다. 분기 기준 최저치다. 이 추세대로면 올해 합계출산율은 1.0명 밑으로 떨어질 것이 유력하다. 12년 만에 역대 최저치를 새로 썼던 지난해(1.05명)보다도 낮은 수치다. 지난해의 경우 연말로 갈수록 분기별 합계출산율이 1.17명→1.05명→1.05명→0.94명으로 떨어졌는데 통상 연초에 출산이 몰리는 우리나라의 특성상 올해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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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이 이처럼 급락하고 있는 것은 우선 청년 취업·주거난과 양육에 대한 부담 등으로 결혼·출산을 아예 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늦게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체 산모 중 35세 이상인 산모의 비중은 29.4%로 전년보다 3%포인트 늘었다. 올해 2·4분기에도 이런 추세는 이어졌다. 엄마의 연령별 출산율을 보면 25~29세 여성 1,000명당 출생아 수는 40.5명, 30~34세 여성 1,000명당 출생아 수는 91.7명으로 1년 전보다 각각 6.7명, 7.5명 줄었다. 반면 40세 이상 여성의 출생아 수는 1,000명당 3명으로 0.1명 늘었다. 아이를 낳는 나이가 갈수록 늦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결혼 후 첫 아이를 낳기까지 결혼생활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결혼한 부부가 2년 이내에 첫째 아이를 낳는 비율은 지난해 기준 65.8%로 전년보다 2.3%포인트 감소했다. 올해 2·4분기에도 결혼생활 시작 후 첫 아이를 낳기까지의 기간은 평균 2.19년으로 1년 전보다 3개월(0.25년) 또 늘었다.

인구구조와 결혼 자체가 줄어드는 경향도 출생아 수 감소의 원인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출산을 가장 많이 하는 연령대는 30~34세인데 이들이 태어난 1983~1987년 무렵에 출생아 수가 눈에 띄게 감소했고 당시에는 여아보다 남아의 비율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출산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30~34세 여성의 수 자체가 줄고 있다는 얘기다. 더욱이 올해 2·4분기 당국에 등록된 결혼 건수도 6만6,200건으로 4.5%(3,100건) 감소했다. 우리나라 출산의 대부분은 기혼 가정에서 이뤄지는 만큼 앞으로도 저출산 추세를 극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당초 예상보다 심각한 저출산에 대응하기 위해 10월 중 기존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을 재구조화한 새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세종=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빈난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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