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CJ,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 입성…‘2020 그레이트 CJ’ 첫 단추 끼우기 성공

<이 콘텐츠는 FORTUNE KOREA 2018년 9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CJ는 지난해 5월 이재현 회장 복귀 이후 격변의 한 해를 보냈다. 각종 사업재편과 글로벌 M&A로 많은 이슈를 만들어냈다. 그렇다면 CJ는 2020년 그룹 매출 100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2020 그레이트 CJ’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일단 올해 포춘 글로벌 500(세계 500대 기업)에 처음 진입하며 첫 단추 끼우기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 김강현 기자 seta1857@hmgp.co.kr◀




8월 11일 미국 LA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열린 케이콘 콘서트 현장. 공연장을 가득 메운 한류팬들로 성황을 이뤘다. 사진=CJ ENM8월 11일 미국 LA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열린 케이콘 콘서트 현장. 공연장을 가득 메운 한류팬들로 성황을 이뤘다. 사진=CJ ENM



“싸랑해요 꼬레아”

8월 1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센터. 레게 머리를 땋은 흑인 여성이 카메라를 향해 손키스를 날리곤 다시 무대를 향해 열렬한 응원을 보낸다. 이곳 케이콘 현장은 지금 광란의 도가니다. 1만 6,000좌석을 가득 메운 팬들이 꽤 유창한 한국어 발음으로 K팝 노래 후렴구를 그럴듯하게 따라 부른다. 이른바 떼창이다. 미국시장에서의 한류 성공에 의구심을 갖고 있던 이들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장관이 연출된다.

CJ가 포춘의 2018 글로벌 5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리며 ‘2020 그레이트 CJ’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이재현 회장은 지난해 5월, 4년 만에 그룹 공식행사에 참석해 “2020년까지 매출액 100조 원을 달성하는 ‘Great CJ’를 넘어 2030년에는 세 개 이상 사업에서 세계 1등이 되고, 궁극적으로 모든 사업에서 세계 최고가 되는 World Best CJ를 만들어야 한다”며 중장기 비전을 제시했다. 한류 선봉장인 CJ는 이미 충분히 그레이트한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룹 전체 매출도 지난해 26조8,986억 원을 기록해 지주회사 전환 직후인 2008년 매출액 7조9,000억 원에서 3배 이상 성장했다. CJ는 2020년 그룹 매출 100조 원을 달성해 완전한 의미의 ‘그레이트 CJ’가 될 수 있을까?

◆ 이재현 회장의 화려한 복귀

올해 5월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2018 온리원 컨퍼런스(Onlyone Conference·회사의 비전을 공유하고 높은 성과를 올린 임직원을 시상하는 CJ그룹 정기 행사)에 참석해 글로벌시장 진출 필요성과 초격차 역량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다음과 같은 의미심장한 말을 덧붙였다. “우리는 국가와 시대가 원하는 사업을 했고 (우리 곁에) 없던 사업, (주위에서) 안 된다고 반대하던 사업을 의지와 절박함으로 성공시킨 저력도 갖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 국내 1등에서 한발 더 나아가 글로벌 1등이 되어야 합니다. 세계 최고가 되는 월드 베스트 CJ는 우리의 새로운 도전과제입니다.”

공교롭게도 올해 5월은 이 회장 경영복귀 1주년이 되는 달이었다. 이날 이 회장은 시종일관 밝고 당당한 모습이었다. 그 표정에는 자신의 성과에 대한 자부심도 드러나 있었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각종 사업재편과 글로벌 M&A 이슈로 늘 화제를 몰고 다녔다. 공백 기간 구상한 내용이 빠르게 현실이 됐고 대부분 성공으로 결실을 맺었다. 거침없이 달려온 1년이었다.

이재현 회장의 속도 경영에 재계도 놀라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한 재계 관계자는 말한다. “지난해 초부터 CJ에서 비교적 큰 결정이 나는 걸 보고 ‘이 회장님이 곧 복귀하시겠구나’ 생각했었는데 정말로 5월에 복귀했습니다. 아마도 실제 경영 참여는 5월보다 좀 앞서서 했을 거예요. 그렇게 복귀한 이후에는 계속 질주 모드인데 생각보다 훨씬 템포가 빠릅니다. 그동안 미뤄왔던 큰일들을 순식간에 해치우고 있어요. 3년 만에 그룹 매출을 두 배 이상 끌어 올리겠다는 게 그레이트 CJ인데, 이 템포라면 어쩌면 가능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사업구조 개편의 신호탄

지난해 11월 정기 임원인사와 함께 시행된 CJ제일제당 조직 개편은 그룹 사업구조 조정의 신호탄이었다. 이전까지 바이오, 생물자원, 식품, 소재 등 4개 사업 부문으로 운영됐던 CJ제일제당은 조직 개편 이후 바이오와 식품사업 2개 사업 부문으로 간소화됐다. 생물자원과 소재 사업부를 바이오와 식품 사업부가 각각 흡수하면서 사업 효율성을 높인 것이었다. 개편된 바이오와 식품 사업부는 신현재 사장과 강신호 총괄부사장이 수장을 맡았다. 책임경영을 통해 부문별 성장 속도를 높이겠다는 뜻이었다.

조직 개편 한 달 후인 12월에는 CJ제일제당이 CJ대한통운 지분 20.1%를 추가로 확보해 CJ제일제당이 CJ대한통운을 단독 지배하는 형식으로 지배구조에 변화를 꾀하기도 했다. CJ제일제당의 지배력을 높이면서 CJ대한통운의 지배 구조를 단순화하려는 목적이었다. 당시 CJ그룹은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의 지배구조 변화에 대해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와 마켓 인텔리전스 활용, 글로벌 기지 건설 등의 부수적인 이유도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시장 확대와 경쟁력 확보를 염두에 뒀다는 말이다.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적극적인 해외 M&A로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배구조 변화를 꾀한 CJ제일제당과 CJ대한통운은 앞으로 서로의 글로벌 거점을 십분 활용해 현지 사업 확대에 날개를 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예를 들면, 최근 냉동식품공장을 신설하는 등 중국 투자를 늘리고 있는 CJ제일제당은 CJ대한통운이 인수한 중국 물류기업 룽칭물류 냉장물류망을 활용해 내륙 대도시 신선식품 시장 공략이 좀 더 쉬워질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이 식품 통합 생산 클러스터를 구축 중인 베트남에서도 CJ대한통운이 인수한 베트남 최대 민간 종합물류기업 제마뎁의 물류 역량과 인프라를 활용해 사업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CJ ENM의 탄생

지난해부터 이어진 크고 작은 그룹 조직 개편과 사업구조 조정의 대미는 CJ오쇼핑과 CJ E&M 합병이 장식했다. 미디어 커머스 기업인 CJ오쇼핑과 콘텐츠 기업인 CJ E&M의 합병은 일찍이 국내에 유례가 없던 일이었다. 글로벌 인수합병시장에서도 온라인 커머스 기업의 콘텐츠 기업 인수는 종종 있었지만, 미디어 커머스 기업의 콘텐츠 기업 인수는 사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두 기업의 합병은 이례적인 일이었다.

전례 없는 합병 발표에 시장은 난색을 표했다. 시장의 우려에 양 사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을 밑돌면서 합병 무산 위기도 있었다. CJ는 자사주 소각 등 강력한 의지를 보이며 합병을 밀어붙였다. CJ는 결국 올해 7월 1일 합병법인 CJ ENM을 공식 출범시키며 1년여 동안 이어졌던 그룹 사업구조 조정을 마무리지었다.

CJ그룹은 글로벌 인프라 공유 효과로 CJ오쇼핑과 CJ E&M의 글로벌시장 진출 시너지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J오쇼핑이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에서 현지 주요 미디어 기업과 합작관계를 맺고 있고, CJ E&M이 베트남, 태국, 터키 등에 사업 거점을 확보하고 있어 양 사의 글로벌시장 확장에 도움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지난 1년간 이어졌던 CJ그룹의 조직 개편과 사업구조 조정은 식품, 바이오, 신유통, 엔터테인먼트&미디어 등 4개 사업군을 주축으로 유사 조직을 통합·정리해 응집력을 끌어올리는 데 방점을 두었다. 각 사업 재편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글로벌 경쟁력 확보였다. CJ그룹은 흩어져 있던 연관 사업들을 합침으로써 글로벌 선도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몸집과 토대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CJ그룹 관계자는 말한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사업구조 개편으로 ‘2020 그레이트 CJ’ 비전 달성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식품, 바이오, 신유통, 엔터테인먼트&미디어 등 4대 핵심 사업군을 토대로 올해부터는 사업 간 글로벌 시너지 효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 CJ제일제당, 생산기지 확충 박차


CJ그룹은 글로벌 M&A와 신시장 사업 확장에도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CJ그룹은 ‘2020 그레이트 CJ’ 목표 달성을 위해 2020년까지 물류, 바이오, 문화콘텐츠 등 사업에 36조 원을 투자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이재현 회장 공백 기간 움츠러들었던 CJ그룹 투자가 다시 기지개를 켜면서 시장에서는 어떤 곳에 어떤 방향으로 CJ의 투자가 이뤄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이재현 회장은 주요 성장 변곡점마다 대규모 M&A와 시장의 예상을 깨는 사업구조 개편으로 그룹의 새로운 성장을 이끌어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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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계열사 맏형격인 CJ제일제당의 투자 행보에 가장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CJ제일제당은 K푸드 수출과 글로벌 생산기지 확충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2016년 베트남 김치 제조업체인 옹킴스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러시아 냉동식품 업체인 라비올리사를 인수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라비올리사는 유럽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아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이전까지 비비고 왕교자와 햇반, 컵반 등 주력 완성 상품 수출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했다. 하지만 지난해 브라질 국적의 식물성 고단백 소재업체 셀렉타 등을 인수하며 밀가루와 식용유 등 기초식품 소재 동남아시아 해외 생산기지 구축도 본격화하고 있다. 셀렉타는 농축대두단백을 생산하는 글로벌 1위 업체이다. 37개국에 영업망을 보유하고 있는데다가 주원료인 대두 주산지에 위치해 가격 경쟁력은 물론 물류 경쟁력도 갖추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생산 제품을 추가하는 등 셀렉타 생산능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최근 국내 닭고기 전문 업체 마니커에 14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시행하는 등 식품 소재 확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 30여 개인 해외 축산 시설을 2020년까지 50여 개로 확대해 글로벌 식품 소재 생산도 크게 확대할 생각이다.

올해부터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에 사료 공장도 추가로 건설한다. 사료와 축산 등 생물자원사업에서 동남아시아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은 미얀마, 라오스 등 사료 시장 성장 가능성이 큰 신흥시장 외에도 미국, 유럽 등 선시장까지 다양한 지역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 CJ대한통운, 범아시아 네트워크 구축

CJ그룹 계열사 중 글로벌 M&A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CJ대한통운이다. CJ대한통운은 ‘2020년 글로벌 톱5 물류기업’ 도약을 위해 전 세계 기업을 대상으로 전략적 제휴, 합작법인 설립, M&A 등 다각화된 성장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2016년 필리핀 TDG그룹과 현지 종합물류 합작법인을 설립해 화제가 된 바 있다. CJ대한통운은 이 합작법인을 이용해 올해까지 필리핀 전국 배송망을 구축하고, 제반 여건이 마련되는 대로 현지 택배사업에 시동을 걸 계획이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4월에는 인도 1위 물류업체 다슬로지스틱스와 중동지역 물류 강자 이브라콤을 잇따라 인수해 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베트남 1위 종합물류기업 제마뎁의 물류·해운 부문도 인수했다. CJ대한통운은 제마뎁 인수를 통해 범아시아 지역을 망라하는 네트워크 구축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제마뎁이 보유하고 있는 베트남 전국 네트워크 및 인프라, 시장 인지도를 활용해 현지 사업을 확대하고 물류·해운 부문에서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베트남에 진출해 있는 CJ제일제당의 식품, 소재, 사료 계열사와의 연계를 통한 보관·배송 사업 확대도 기대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올해 6월 미국 DSC로지스틱스를 인수해 한껏 고무되어 있다. DSC로지스틱스 인수는 CJ대한통운의 첫 선진시장 M&A이자 2015년 중국 로킨사 인수 이후 CJ대한통운이 진행한 최대 인수 건으로 언론의 많은 주목을 받았다.

CJ그룹 관계자는 말한다. “기존 산업이 쇠퇴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이 보이지 않는 지금, CJ의 콘텐츠와 생활문화서비스, 물류, 식품, 바이오 각 사업군은 국가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CJ그룹은 자체 성장과 더불어 적극적인 글로벌 M&A를 진행해 성장 발판을 공고히 하고 사업보국 정신으로 국가에 기여할 것입니다.”

◆ 올해 그룹 매출 30조 원 돌파 가능?

이 같은 공격적 경영 행보에 매출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CJ그룹의 지난해 전체 매출은 약 26조 9000억 원이었다. 이는 전년 24조 원보다 12%나 늘어난 수치이다. 올해 시장 컨센서스는 29조 원대에 형성돼 있다.

CJ그룹 전체 매출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건 맏형인 CJ제일제당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6조4,771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14조5,632억 원) 대비 13% 상승한 수치다. CJ제일제당의 올해 매출은 20조 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냉동식품업체 쉬완스 컴퍼니 인수를 검토 중이기 때문이다. 미국 내 400개 이상의 유통센터와 4,500여 대의 배송차량을 보유하고 있는 쉬완스컴퍼니는 연 매출이 3조2,000억 원에 달한다. CJ제일제당은 쉬완스컴퍼니 인수가 성공하면 북미지역 진출 시너지 효과가 크게 향상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가장 공격적인 M&A를 추진하고 있는 CJ대한통운 역시 높은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7조1,103억 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6조819억 원) 대비 17%나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CJ대한통운 역시 올해 높은 매출 상승이 예상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지난 6월 미국 물류기업 DSC로지스틱스를 인수해 이 기업의 매출이 올해부터 합산되기 때문이다.

CJ대한통운은 남북경제협력 수혜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현재 육로로 중국, 러시아는 물론 유럽대륙까지 진출할 수 있는 ‘북방물류 시스템’ 준비를 마친 상태이다. 중국횡단철도와 트럭을 이용해 화물을 운송하는 국제복합운송 서비스 ‘유라시아 브릿지 서비스’를 출시했고, 올해 3월에는 러시아 물류기업 페스코와 러시아 내 물류사업 및 시베리아횡단철도를 이용하는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남북 철도만 연결된다면 육로로 중국, 러시아, 유라시아, 유럽까지 진출할 수 있는 교통망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남북경협이 현실화하면 CJ대한통운의 분전으로 2020 그레이트 CJ 목표 달성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

올해 CJ그룹 최대 이슈의 주인공인 CJ ENM 또한 큰 규모의 매출을 자랑하고 있다. CJ오쇼핑과 CJ E&M 매출을 단순 합산한 CJ ENM의 지난해 매출은 4조101억 원이었다. 올해부터 미디어 커머스와 콘텐츠 사업 간 본격적인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CJ ENM 매출 역시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이기에 CJ ENM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예상하긴 어렵지만, 시장에선 CJ 오쇼핑과 CJ E&M 결합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최소한의 성공은 보장될 것이란 기대가 피어오르고 있다.

물론 모든 계열사가 최고의 퍼포먼스를 펼친다 해도 2020 그레이트 CJ 목표를 달성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성공하지 못할 확률이 더 높다. 하지만 그럼에도 기대를 하는 건 그간 CJ그룹이 보여줬던 도전과 성공 사례들 때문이다. 게다가 오랫동안 자리를 비웠던 그룹의 사령탑이 돌아왔다. 이재현 회장 복귀 후 1년 동안 CJ그룹이 보여준 행보는 기대 이상이었다. 내년 CJ의 포춘 글로벌 500 순위가, 또 2020년 그레이트 CJ의 성공 여부가 벌써부터 궁금해지는 이유이다.





<박스기사>

◇CJ 도전의 역사

CJ그룹의 역사는 도전의 역사였다. 1990년대 식품회사 중심이었던 CJ가 ‘문화와 신유통 기반의 CJ’를 외치며 사업다각화에 나섰을 때 격려보단 우려의 목서리가 더 앞섰다.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 문화·유통 산업 규모가 미미했던 데다가 시스템도 후진적이었기 때문이었다. 눈앞에 보이는 확정적인 단기 손실과 언제 흑자로 전환할지 모르는 불확실성, 그리고 장기 투자를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멀어도 너무 먼 미래형 포트폴리오였지만 CJ그룹은 꿋꿋이 자신이 그리던 사업 구조를 만들어 나갔다. 그리고 현재, CJ는 한류 선봉장이 되어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고 있다. 과거 우리 선조들이 염원했던 문화강국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는 데에도 큰 힘을 보태고 있다. ‘문화를 만든다’는 광고 카피는 이런 CJ의 자부심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표현이다.

김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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