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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발톱 흑색·갈색선 폭 3㎜ 이상·색조 다양하면 '흑색종 의심할만'

서울대병원 문제호 교수팀, 조기진단법 개발

조직검사 통증·손발톱 영구변형 최소화 효과

손발톱에 생긴 흑색 또는 갈색 선이 악성도가 높은 피부암인 흑색종인지 여부를 조기에 선별할 수 있는 방법을 국내 연구진이 처음으로 개발했다.

이에 따라 흑색종 진단에 필수적이지만 손발톱 조직을 떼어내야 하기 때문에 통증이 심하고 검사 이후 영구적 손발톱 변형 위험이 높은 조직검사(생검)를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


27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피부과 온정윤 임상강사·문제호 교수팀이 지난 2013년 9월~2017년 7월 서울의 대학병원에서 흑색종(19명) 및 양성 흑색조갑증(26명) 진단을 받은 45명에 대한 비교연구를 통해 흑색종 진단예측점수 모델을 만들었다.

피부확대경(dermoscopy)으로 확인한 손발톱 흑색·갈색선의 폭이 3㎜ 이상인 경우, 다양한 색조를 띠는 경우, 비대칭성을 보이는 경우, 경계가 불분명한 경우, 주변 색소침착이 있는 경우에는 흑색종을 의심해 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왼쪽 손톱은 세로 방향으로 폭 2㎜ 안팎의 밝은 갈색 띠가 보여 양성 흑색조갑증, 오른쪽은 폭 10㎜ 이상의 다색성(진한·연한 갈색) 색소침착과 비대칭·경계퇴색의 특징을 보여주는 흑색종 환자의 손톱.왼쪽 손톱은 세로 방향으로 폭 2㎜ 안팎의 밝은 갈색 띠가 보여 양성 흑색조갑증, 오른쪽은 폭 10㎜ 이상의 다색성(진한·연한 갈색) 색소침착과 비대칭·경계퇴색의 특징을 보여주는 흑색종 환자의 손톱.



이 모델의 정확도는 민감도(흑색종을 흑색종으로 판정) 89%, 특이도(양성 흑색조갑증을 양성으로 판정) 62% 수준이었다. 피부확대경, 특히 편광피부확대경은 피부 표면에서 발생하는 빛 반사를 줄여 상부 진피의 변화까지 관찰할 수 있어 흑색종 감별에 유용하다.


흑색조갑증은 대부분 양성 병변으로 손발톱(조갑) 기질의 멜라닌 세포 활성화, 피부색소를 만드는 멜라닌 세포의 과증식, 멜라닌 색소를 생성하는 병원균의 침입으로 생긴다. 손발톱 무좀, 손톱 물어뜯기 등 반복되는 물리적 자극, 임신, 외상, 갑상선·부신 등 내분비계 질환, 사마귀, 에디슨병·쿠싱병 같은 전신질환이나 약물·광선·방사선치료로 인해 생길 수 있다. 대부분 증상은 없고 양성인 경우 치료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흑색종이 원인일 경우 수술해야 하므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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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색종은 멜라닌 세포가 암세포로 변해 점차 커지면서 주변 조직을 파괴한다. 진단이 지연될 경우 치료가 어렵고 다른 조직·장기로 전이돼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초기에는 손발톱에 흑색·갈색선이 생기는 것 말고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한국인 등 동양인은 손발톱이나 손·발바닥에 많이 나타나는 경향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한다.

온정윤 임상강사는 “이번 연구는 피부확대경을 통해 ‘손발톱 흑색종’을 선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향후 대단위 환자군을 포함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문제호 교수는 “흑색종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현재 손발톱 조직검사가 필수적이지만 통증이 심하고 영구적 손발톱 변형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며 “따라서 조직검사가 꼭 필요한 환자인지 여러 요소를 생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흑색종은 피부색이 밝은 인구가 많은 뉴질랜드·호주·스위스·네덜란드·미국 등에서 발생률(인구 10만명당 약 36~14명)이 높다. 국내에서는 드문 암이지만 1999~2002년 총 941건에서 2011~2014년 2,118건으로 증가했다. 동양인은 손발과 같은 말단에 발생하는 흑색종이 전체 흑색종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의학협회 피부과학 저널’(JAMA dermatology)에 발표됐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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