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는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실시한 ‘내가 가장 좋아하는 헌법 조문은?’ 설문조사 결과 1,048명의 국민 중 27.3%에 해당하는 286명이 헌법 1조를 선택했다고 27일 밝혔다.
헌법 1조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1항과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는 2항으로 구성됐다. 우리나라의 통치체제가 모든 국민이 동등한 권한으로 참여하는 민주주의임을 선언하고 이에 반하는 반민주적 공화제 체제나 군주제를 부정한다는 취지의 조항이다.
박정희 정부 시절 2항이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국민은 그 대표자나 국민투표에 의하여 주권을 행사한다’로 개정됐다가, 1987년 5공화국 헌법 때 원상복구됐다.
우리나라 국민이 좋아하는 두 번째 헌법조문으로는 헌법 11조 평등권 조항이 꼽혔다.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고 선언한 이 조항은 총 221명(21.1%)의 선택을 받았다.
행복추구권을 규정한 헌법 10조가 203명(19.4%)의 선택을 받았고, 헌법에 열거되지 않은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고 규정한 헌법 37조가 55명(5.2%)의 선택을 받아 각각 3위와 4위를 기록했다.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규정한 헌법 34조는 44명(4.2%)이 선택해 5위에 올랐다.
헌재 관계자는 “참여자의 약 68%가 헌법 1조와 11조, 10조를 집중 선호했다”며 “이는 민주주의에 대한 높은 열망과 주권자로서의 권리와 평등권, 인간의 존엄 및 행복추구권을 우선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