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체 나아지지 않는 고용 상황과 채소·외식 물가 상승 등으로 소비자심리지수가 1년 5개월 만에 최저로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18년 7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이달 소비자의 체감 경기를 보여주는 지표인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9.2로 한 달 전보다 1.8포인트 떨어졌다. 지수가 100을 하회하면 경기를 비관하는 소비자가 낙관하는 소비자보다 많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CCSI는 6월 -2.4포인트, 7월 -4.5포인트에 이어 3개월 연속 하향했다. CCSI가 100을 밑돈 것도 지난해 3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달 취업자는 8년 6개월 만에 최소인 5,000명(전년 대비)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이달 중순 폭염으로 인해 채소 가격은 일주일 새 15.1% 뛰었고 최저임금 인상, 원재료 가격 상승이 겹쳐 냉면, 삼겹살 등 외식 메뉴 가격도 줄줄이 올랐다. 미중 무역전쟁의 심화와 터키발 악재로 일부 신흥국 금융 불안 역시 소비자 심리를 얼어붙게 하는데 영향을 미쳤다.
구체적으로 보면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표 중 4개가 하락했다. 현재경기판단CSI는 70으로 한 달 전보다 7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4월(69) 이후 최저치다. 향후경기전망CSI(82)도 5포인트 떨어지며 작년 3월(77) 이래 가장 낮아졌다. 현재생활형편CSI(89)는 2포인트, 가계수입전망CSI(98)는 1포인트 각각 떨어졌다. 생활형편전망CSI는 전월과 같은 97을 기록했고 소비지출전망CSI는 106으로 1포인트 올랐다. 이외에 취업기회전망CSI(85)는 2포인트 떨어지며 작년 3월(76)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금리수준전망CSI(125)는 3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주택가격전망CSI(109)만이 서울 아파트값 상승 등 요인에 힘입어 역대 최대인 11포인트 뛰었다.
소비자심리지수 악화는 실제 소비 부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한은 관계자는 “과거 조사에 따르면 CCSI는 실제 소비보다 1분기 정도(3개월) 선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가 얼마나 오른 것 같은지를 나타내는 물가 인식은 2.6%로 한 달 전과 같았다. 앞으로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 전망을 담은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2.7%로 0.1%포인트 상승했다. 생활 물가 상승, 석유류 제품 상승 때문에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7개월 만에 올랐다.
/권혁준인턴기자 hj7790@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