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포춘US]비트코인 도둑을 잡는 탐정 기업들

디지털 화폐 전문 범죄과학수사 기업들이 경찰의 범인 추적과 기업의 법 준수에 도움을 주고 있다. By Jeff John Roberts

비트코인과 기타 디지털 화폐는 익명성 때문에 온라인상에서 자금 흐름을 추적하기가 어렵다. 범죄자들이 디지털 화폐를 선호하는 까닭이다. 하지만 이 같은 점은 다소 과장된 것일 수도 있다. 체인널리시스 Chainalysis 같은 블록체인 분석 기업들은 현재 급성장하는 사업을 구축하고 있다. 사법당국이 수상한 자금 흐름을 추적할 수 있도록 돕는 작업을 하고 있다. 뉴욕 시에 소재한 이 회사는 비트코인 블록체인-지울 수 없는 공공거래장부가 자금거래를 기록한다-을 연구한 박사 학위 소지 데이터 과학자들과 통계학자들을 고용하고 있다. 누가 그 막대한 디지털 화폐의 소유주인지에 대한 단서를 찾기 위해서다. 이 같은 시도가 가능한 이유는 블록체인이 고유 식별코드를 갖고 있고, 입출금 되는 자금 흐름을 보여주는 디지털 ’지갑‘ 기능을 탑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각 지갑을 구분하는 ’열쇠(keys)‘가 임의의 알파벳 조합으로 이뤄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체인널리시스는 범죄활동과 연루된 여러 지갑을 찾아 낼 수 있다. 이를 통해 사법당국이 여러 온라인상 단서를 추적, 실제 범인의 정체를 밝힐 수 있다. 가장 유명한 사례는 체인널리시스의 2015년 범죄과학 탐정수사다. 이 회사는 당시 FBI를 도와 악명 높은 온라인 마약거래범으로부터 비트코인을 가로챈 부패한 연방요원 2명을 적발해냈다.

이미지 출처: 포춘US이미지 출처: 포춘US



그러나 체인널리시스가 유일한 ‘비트코인 형사’는 아니다. 캘리포니아 소재 스타트업 사이퍼트레이스 CipherTrace는 의도적으로 자사 컴퓨터를 랜섬웨어에 감염시키고 있다. 바이러스 제거를 위해 비트코인을 직접 지급하고, 계좌 흐름을 추적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랜섬웨어의 배후를 밝혀낼 단서를 찾을 수 있고, 또 일부 경우에선 당국이 피해금액을 되찾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 회사들이 추적하는 건 비트코인만이 아니다. 런던에 본사를 둔 범죄과학 기업 일립틱 Elliptic의 공동창업자 톰 로빈슨 Tom Robinson은 “이더리움과 라이트코인, 리플 같은 기타 디지털 화폐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며 “어떤 디지털 화폐에 가치가 저장되든, 불법으로 쓰일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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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탐정‘의 업무는 어쩌면 몇 년 전부터 더욱 어려워졌을지도 모른다. 프라이버시 코인 privacy coins이라 불리는 제트캐시 Zcash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 코인은 비트코인과 달리 거래 기록을 남기지 않는다. 하지만 체인널리시스 CEO 마이클 그로내어 Michael Gronager는 이에 대해 우려하지 않고 있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비교적 소수의 사람들만 프라이버시 코인을 사용하고 있고, 어느 정도는 누가 사용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범죄자 추적은 이런 포렌식 업체들이 하는 일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암호화폐 투자가 주류로 편입되자, 이 회사들은 은행과 헤지펀드, 다른 기업들이 ’고객 알기 정책(know your customer) *역주: 2006년 1월 18일부터 불법자금거래의 차단 및 국제기준에 부합되는 자금세탁 방지를 위해 시행된 제도과 자금세탁방지 법을 준수하도록 돕고 있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 Global Market Intelligence의 애널리스트 톰 메이슨 Tom Mason은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이런 법들은 현재 금융 기관들이 디지털 화폐에 더욱 익숙해지는데 장애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암호화폐 포렌식은 또 다른 흥미로운 업계를 부흥시킬 수 있다: 바로 탐정 시장이다. 베네수엘라나 중국처럼 정부가 자본을 통제하는 국가의 비트코인 활동 증가는 자국 화폐가 위협을 받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투자자들이 이 같은 통찰을 갖춘다면, 정부기관이 거시경제 흐름을 공식 발표하기 몇 달 전에 미리 이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믿는다면 직접 행동(투자)으로 옮겨라.

번역 두지현 dj9101@naver.com

정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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