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브리핑]사우디, 아람코 원유·가스 독점권 '영구적'서 40년으로…왜?

원유정책 엇박자 행보에 갈등설

정부, 아람코 통제강화 조치인듯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원유·가스에 대한 독점권을 40년으로 제한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아람코는 그동안 누려온 영구적인 자원탐사·개발 기한을 40년으로 제한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이날 사우디 정부와 체결했다. 이는 외국인 투자 유입에 앞서 사우디 정부와 아람코의 관계를 정비하기 위한 법률적 변화라고 FT는 설명했다. 한 소식통은 “이 같은 변화는 외국인 투자가들에 대해 회사를 개방하기 전 아람코와 국가 간의 관계를 공식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우디 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이 일반적으로 20년 기한으로 계약을 체결하는 관례에 따라 아람코에 대한 보장기간을 더 짧게 하길 원했지만 이 경우 아람코의 장기 개발계획과 기업 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40년으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람코 독점권 40년으로 제한 왜 했나

관련기사



사우디 정부가 아람코에 보장해온 영구적 독점권을 40년으로 제한한 것은 아람코와 사우디 정부 간의 권력다툼 양상을 보여주는 일이라고 FT는 지적했다. 아람코가 원유·가스에 대한 무기한 독점권을 빌미로 정부 원유정책에 대한 엇박자 행보를 자주 보이자 사우디 에너지부가 아람코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내렸다는 설명이다.

아람코의 생산속도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원유생산 정책을 바꾸겠다는 신호를 시장에 전달하려는 속내가 담겼다는 평가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향후 수십년간 원유수요가 더 많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면서 사우디가 감산에서 증산으로 정책 방향을 바꾸려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 텍사스 A&M대의 존 리 교수는 “탐사·개발 권한 기한이 짧아지면 정유사는 수익 극대화를 위해 생산속도를 높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는 아람코의 기업공개(IPO)를 서두르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도 있다. 이와 관련해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산업에너지광물장관은 최근 “이번 조치에 아람코의 재무보고안 재편과 에너지 비축량에 대한 독자적 감사권 행사 등의 내용이 새롭게 포함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현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