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대법관 출신 '시골 판사'…"봉사하는 자세로 업무"

'전관 거부' 박보영 전 대법관

여수시법원 법관으로 재임용




지난 1월 퇴임한 박보영(사진) 전 대법관이 대법관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평판사의 길을 걷는다. 대부분의 고위 법조인이 퇴직한 후 곧바로 변호사로 변신해 거액의 수임료를 받는 등 전관예우 논란을 일으키는 상황에서 참신한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대법원은 오는 9월1일자로 박 전 대법관을 다시 법관으로 임명한다고 29일 밝혔다. 박 전 대법관은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여수시법원에서 주로 1심 소액사건을 담당할 예정이다. 박 전 대법관은 “봉사하는 자세로 판사 업무를 열심히 수행하겠다”는 소감을 대법원에 전했다.


평판사 임용은 박 전 대법관이 법원에 먼저 의사를 밝히면서 이뤄졌다. 박 전 대법관은 6월 고향인 전남 순천과 가까운 여수시법원에서 지역사회에 봉사할 목적으로 시군법원 판사에 지원한 바 있다. 시군법원 판사는 소송액 3,000만원 아래의 사건만 다루는 법관이다. 퇴임 대법관의 일반 법관 임용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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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최근 퇴임한 고위 법관의 변호사 개업에 대해 사회적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박 전 대법관의 행보는 기존의 관행에 경종을 울린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법조계에서는 최고 법원에 몸담았던 대법관이 지역 1심 재판을 담당하면 해당 재판에 대한 신뢰가 높아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증거가 충분하지 않은 1심 소액 사건에서 그의 연륜이 합리적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 전 대법관은 1987년 수원지방법원 판사를 시작으로 17년간 재판 업무를 담당했다. 2004년부터는 변호사로 일하면서 2011년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대법원은 한편 헌법재판관으로 지명된 이은애 서울가정법원 수석부장판사 직무대리를 대신해 이날 이태수 서울가정법원 부장판사를 새 수석부장판사로 임명했다.

윤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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