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멕시코가 타결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ㆍ나프타) 개정 협상안의 세부내용이 알려지며 현대·기아차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개정협상안에는 멕시코의 자동차 대미 수출이 240만대를 넘을 경우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기아차는 멕시코에 있는 연산 30만대 규모의 공장에서 지난해 미국에 11만대를 수출했다. 자칫 쿼터 아닌 쿼터에 수출이 발목을 잡힐 수 있다.
29일 로이터에 따르면 멕시코는 지난해 38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해 310만대를 수출했고 이 가운데 74%인 230만대를 미국에 수출됐다. 자칫 미국과 멕시코가 합의한 고율 관세의 한계선인 연간 240만대를 넘길 수 있는 만큼 기아차 수출에 압박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아차 멕시코 공장은 미국 수출을 위한 소형차 공급 기지의 성격을 갖고 있다. 기아차 ‘프라이드(현지명 리오)’ ‘K3(현지명 포르테)’와 함께 현대차 ‘엑센트’도 위탁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수출한 11만대는 현대·기아차가 미국에서 지난해 판매한 127만대의 8.7%에 달한다. 멕시코에는 GM을 비롯한 미국 빅3과 일본 3사, 폭스바겐 등이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역시 고율 관세로 미국 수출량이 정해질 경우 혼란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기아차 멕시코 공장은 규모 면에서나 진출 시기 면에서나 후발 주자여서 외국 업체에 비하면 피해가 작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새로운 나프타 협상이 발효될 때까지 조용히 사태 추이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동차 업계는 멕시코산 자동차의 무관세 대미 수출 기준이 역내 부품 사용 비중 62.5%에서 75%로 상향된 것도 부담인데 240만대 제한까지 걸리며 현대·기아차에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맹준호·조민규기자 nex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