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처럼 예쁜 아이들이, 꽃같이 한창 예쁠 나이에 꽃잎처럼 날아갔다.” (140911 재석노트 중에서)
유난히 뜨거웠던 8월은 가고 ‘가을의 문’을 여는 9월이 시작됐다. 그리고 순수함이 가득한 미소로 많은 사람에게 행복을 안겼던 레이디스 코드(LADIES‘ CODE)의 ‘미소천사’ 고(故) 권리세, ‘은비타민’으로 불리며 주위에 ‘비타민’을 전했던 고(故) 고은비, 그렇게 예쁜 아이들이 우리 곁을 떠난 지도 어느덧 4년이 되어간다. 꿈 많던 소녀들, 갑자기 찾아온 이별 그리고 여전히 그리운 그녀들을 추억해본다.
◇‘미소리세’ ‘은비타민’ 그리고 레이디스 코드
2013년 3월 데뷔한 레이디스 코드는 ‘보이스 코리아’ 출신 소정과 ‘위대한 탄생’의 리세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시작부터 주목을 받았다. ‘여자들의 코드’라는 그룹 이름처럼 글로벌 코드(애슐리), 퓨어 코드(리세), 러블리 코드(은비), 펑키 코드(소정), 프리티 시크 코드(주니)까지 5인 5색의 개성 넘치는 매력을 선보이며 팬들과 대중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돌이켜보면 ‘순수함과 깨끗함’을 맡았던 리세와 ‘발랄하고 사랑스러운 러블리’의 은비는 외모뿐만 아니라 마음과 음악을 향한 열정까지 당당하게 예쁘다고 외치던 그녀들을 노래 ‘예뻐예뻐’ 에 더 없이 어울렸던 것 같다.
◇갑자기 찾아온 이별
재즈미컬한 멜로디의 데뷔곡 ‘나쁜여자’를 시작으로 펑키한 기타 리듬의 ‘예뻐예뻐’ 그리고 스탠딩 마이크를 사용해 복고적인 느낌을 살린 ‘쏘 원더풀’과 ‘키스키스’ 까지 새로운 곡이 나올 때마다 ‘레이디스 코드’만의 숨겨진 매력을 한껏 보여줬다.
그러던 2014년 9월 3일. 레이디스 코드는 스케줄을 마치고 돌아오던 중 교통사고로 은비가 사고 당일, 리세는 치료를 받다가 나흘 뒤 9월 7일에 결국 세상을 떠났다. 리세가 스물셋. 은비가 스물둘, 한창 아름다울 꽃다운 나이였다. 데뷔한 지 1년 6개월, 돋보이는 가창력과 차별화된 퍼포먼스로 그녀들의 꿈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있던 터라 너무나 갑작스러운 이별 소식은 팬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5-2=5’…기다렸어 레이디스 코드
“돌아와 줘서 너무 고마워요. 힘들겠지만 ‘레블리’들이 언제나 응원할게요”
동고동락한 멤버들을 먼저 떠나 보내고 많이 아팠을 애슐리, 소정, 주니의 멈춰버린 시간을 깨운 건 ‘레블리’들의 격려와 위로, 음악이었다. 3인조로 재편된 레이디스 코드는 1년 6개월 만인 2016년 2월 ‘갤럭시’로 돌아왔고 막내 주니는 “리세·은비 언니 몫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을 전해 팬들의 눈시울을 적시었다. 같은 해 10월에는 ‘더 레인’을 발표, 한층 성숙하고 단단해진 모습으로 활동을 이어갔다. 올봄에는 소정이 디지털 싱글 ‘Stay Here’로 여름에는 애슐리가 첫 솔로 곡 ‘Here we are’를 발표해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 하늘 무대에서 영원히 행복하길
“오늘 하루만 I cry 영원히 행복하길 Good bye 가끔은 내 생각에 웃어도 좋아 I’m fine thank you Thank you 아무 일 없듯이 살아가다 보면은 혹시 나를 잊을 수도 있죠. 아주 가끔 내 생각이 나더라도 잘 있으니 걱정하지 말아요” (레이디스 코드의 ‘I‘m fine thank you’ 중에서)
사람은 누구나 이별을 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들과, 익숙한 많은 것들과 그리고 그렇게 헤어짐의 슬픔에도 아무 일 없듯 살아간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아마도 그건 그 사람과의 준비 안 된 이별이었거나 그리움이 남아서 일 것이다. 그래서일까 아직 많은 사람이 그녀들을 기억하고 그리워하며 갑작스러운 이별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이제 다섯 명이 함께하는 ‘레이디스 코드’의 무대를 볼 수 없지만 “잘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그녀들의 노랫말처럼 ‘하늘 무대’에서 환하게 웃으며 꽃길을 걷고 있길 팬들은 바라고 있다. 그리고 ‘미소천사’ 리세와 ‘은비타민’ 은비는 ‘예뻐예뻐’를 외치던 꽃처럼 예쁜 그 모습 그대로 우리 가슴속에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