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례만을 보고 쇼핑몰끼리의 담합으로 규정하는 것은 섣부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온라인 판매업자들 간의 이른바 ‘최저가 담합’ 등 알고리즘 담합의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전통적인 카르텔 이론이나 말 자체로 성립되지 않지만 결과적으로 담합으로 볼 수 있는 정황이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 쇼핑몰 등이 광범위하게 채택하고 있는 가격 자동설정 프로그램이 알고리즘 담합을 주도했을 가능성에 혐의를 두고 있다. 결국 최저가 등 가격 경쟁으로 일방적으로 치달을 경우 공멸할 수 있기 때문에 이 프로그램에서 쇼핑몰의 마진 등을 고려해 가격 인하폭을 제한하고 있다는 합리적 의심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디지털 카르텔에 대한 적발 사례가 없을뿐더러 관련 연구와 조사도 미미한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이충권 계명대 경영정보학과 교수가 지난 2014년 발표한 ‘온라인 판매자들의 가격 조정에 관한 연구’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의 연구 대상은 가격비교 사이트를 통해 컴퓨터 주변기기를 판매하는 15명의 판매자와 이들이 판매 중인 30개 제품을 대상으로 했다. 결과는 이 판매자들은 가격 조정을 주 단위보다는 일 단위로 빈번하게 했으며 가격을 내리는 경우도 있지만 가격을 올리는 경우도 확인했다. 그뿐만 아니라 판매자들이 가격을 내릴 때보다 올릴 경우 더 유사한 시점에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알고리즘 담합에 따른 가격 인상 현상으로 의심되는 상황을 일부 확인한 셈이다. 이 교수는 이를 근거로 “판매자들이 서로 비슷한 시기에 가격을 조정하는 묵시적 가격 담합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온종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