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시그널 9월2일 오후 3시46분에 게재됐습니다》
올해 중소기업대출 시장을 놓고 은행 간 격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김도진(사진) IBK기업은행장이 중기대출 1등의 왕좌를 굳건히 지키겠다고 단언했다. 또 이자이익에 안주하지 않고 비이자·글로벌·자회사를 세 축으로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김 행장은 2일 서울경제신문이 만든 프리미엄 미디어 ‘시그널’ 론칭을 기념해 인터뷰를 갖고 “가계대출 규제 강화에 따라 중기대출 시장의 경쟁이 심화됐음에도 기업은행은 확고한 1위를 수성하며 다른 은행과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기업은행의 중기대출 시장점유율은 지난 7월 말 기준 22.61%로 지난해 말 대비 0.2%포인트 올랐다.
김 행장은 올해 중기대출의 전년 대비 순증 목표로 8조5,000억원을 잡았다. 그는 “매달 목표 대비 초과 달성을 하고 있다”면서 순항 중이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공급 역할이 부각되면서 은행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중기대출 특화은행으로서 선도적인 위치는 놓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새롭게 날개를 편 중소기업에 대한 맞춤형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기업은행은 올해 금융권 최초로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스마트 동산담보대출을 출시해 창업기업의 혁신성장을 지원하고 있으며 대출 실적은 200억원에 이른다.
경기침체와 내수부진으로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의 경영여건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은 고민거리다. 김 행장은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지 않으면서 중소기업의 매출 수준이 악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국책 금융기관으로서 소상공인 지원에 앞장서며 경기개선의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기업은행은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1조8,000억원 규모의 초저금리 대출과 2,000억원 규모의 카드매출 연계 특별대출을 공급할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올해 5월 말 조기 한도 소진으로 중단됐던 ‘해내리대출Ⅰ’의 한도를 3일부터 1조원 증액하고 지원을 재개한다. 해내리대출Ⅰ은 상시근로자 수 10인 미만의 소상공인 특별지원 대출로 최대 1.0%포인트의 대출금리 감면 혜택을 제공한다. 김 행장은 “과당경쟁 속에 수수료·임차료 등의 비용부담 증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건전성 관리 강화가 은행권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김 행장은 “신용평가, 건전성 통합관리 시스템 등을 통해 잠재 부실기업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시장금리 인상에 대비해 사전 건전성 관리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공언했다. 다만 기업이 어려워질 때 우산을 뺏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김 행장의 확고한 철학이다. 그는 “일시적인 경영난을 겪고 있는 기업의 경우 긴급자금을 지원하거나 상환을 유예하는 방식으로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만약에 발생할 수 있는 위기에 대비해 이자이익 중심에서 탈피, 비이자·글로벌·자회사 세 부문을 중심으로 이익 다변화에도 나설 방침이다. 김 행장은 “외국환·카드·신탁·방카슈랑스·퇴직연금 등 전 부문에 걸쳐 기업은행의 점유율을 높이는 한편 투자은행(IB) 부문 기반을 확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이를 위해 외국환·퇴직연금은 기업고객 그룹으로, 수익증권과 방카슈랑스는 개인고객 그룹으로 담당 조직을 변경해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글로벌 부문은 국가별 맞춤형 전략에 따라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현지 은행을 인수해 IBK인도네시아은행을 출범할 예정이며 베트남 지점을 법인으로 전환하는 등 동남아시아 금융벨트를 구축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 행장은 “대출·IB·자금 등 각 부문별로 국가에 맞는 특화된 영업전략을 세워 진출 국가 내 업무 영역 및 거래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IBK캐피탈이나 IBK투자증권 등 자회사와의 복합점포 운영 등을 통해 자회사의 이익을 창출하는 한편 금융그룹 차원에서의 시너지를 높일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