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백브리핑] 경기 회복 온기 돌지만 좀처럼 지갑 안여는 일본

일본 도쿄의 한 지하철역/AFP연합뉴스일본 도쿄의 한 지하철역/AFP연합뉴스



일본의 가계 저축률이 4년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경제가 2차 세계대전 이후 두 번째로 긴 경기 회복기를 이어가는 와중에도 소비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는 것이다.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총무성 통계를 인용해 지난해 근로자 가구의 흑자 비율이 28.3%로 지난 2001년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가계 조사의 흑자 비율은 가처분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후 다시 가처분소득으로 나눈 수치로 흑자 비율 증가는 곧 소비부진에 따른 저축 증가를 의미한다. 지난해 일본 근로자 가구의 가처분소득은 월평균 43만6,700엔(약 438만원)으로 전년보다 7,400엔 늘어난 반면 지출은 31만3,000엔으로 3,600엔 증가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연령대별 흑자 비율은 △40~44세 37.2% △35~39세 35.9% △45~49세 31.0% △50~54세 27.1% 순으로 나타났다. 신문은 “중년층이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 저축을 중시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노년층보다 흑자 비율 상승폭이 매우 큰 편”이라고 전했다.

■ 40대 저축률 확 늘었다는데

기업, 월급 상승폭 큰 40대

승진 지연시켜 인건비 절감




일본의 40대가 눈에 띄게 높은 저축성향을 나타내는 것은 기업들이 인건비 절감을 위해 이들 연령대의 승진을 지연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후생노동성의 임금구조 기본통계조사에 따르면 일본 기업의 남성 관리직 비율은 40대를 중심으로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2015~2017년 40~44세의 과장 비율은 10년 전과 비교해 4.1%포인트 낮아졌다. 기업들이 임금상승 폭이 큰 40대의 승진을 지연시켜 인건비 절감을 도모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 일본의 40대는 지금의 50대 근로자들보다 훨씬 낮은 임금을 감내해야 한다. 닛세이기초연구소에 따르면 40세 근로자의 향후 10년간 누적수입은 현재 50세 남성이 지난 10년간 받은 임금과 비교해 남성 680만엔, 여성은 840만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소의 구가 나오코 연구원은 “30~40대 가족 형성기에 부부 합산 1,500만엔이나 수입이 줄어드는 것은 소비를 억제하는 큰 원인이 된다”며 “인구비중이 높은 이들 베이비붐 주니어 세대가 지갑을 열지 않으면 전체 소비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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