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손흥민 되고 BTS 안되고...수술대 오른 병역특례

병무청장 "전체적으로 재검토"

체육·예술 특례 엄격해질듯

체육계內서도 "마일리지 도입을"

"국위선양 대중예술 왜 배제" 불만

개선 공감대 속 방법론은 제각각

0415A31 예술체육요원병역특례기준



병무청이 체육·예술 분야의 병역특례를 줄여나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는 최근 아시안게임 입상자의 병역특례를 계기로 어떤 방식으로든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러나 체육계와 문화예술계, 대중음악 애호가 등의 입장이 달라 국민적 공감대를 쉽게 형성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특히 양심적 병역거부 제도의 틀도 동시에 마련되고 있어 병역 제도 전반에 대한 논란이 더욱 불거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찬수 병무청장은 3일 “최근 논란을 보고 병역특례 제도를 손볼 때가 됐다고 느꼈다”며 “체육·예술 병역특례를 전체적으로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입장은 병역자원 감소로 전투경찰이나 소방원으로 근무하는 전환근무까지 폐지하는 마당에 병역특례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현행 병역법은 올림픽 3위 이상 입상자나 아시안게임 1위 입상자, 국제 예술경연대회 2위 이상 입상자, 국내 예술경연대회 1위 입상자 등은 4주간 기초군사훈련만 받으면 사실상 병역이 면제되는 공익근무요원으로 편입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월드컵 축구대회의 경우 지난 2002년 4강에 진출한 뒤 16강 이상이면 병역이 면제되도록 특례 규정을 신설하고는 특정 종목에 대한 선별지원이라는 논란 속에 2008년 폐지된 적이 있다.

관련기사



체육계에서도 현재와 같은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2일 “올림픽·아시안게임은 물론 세계선수권대회까지 포함해서 성적에 따라 마일리지를 많이 쌓은 선수에게 병역 혜택을 주는 방안이 어떨까 개인적으로 생각한다”며 공론화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이에 대해 기 청장은 “2014년에도 검토한 적이 있지만 체육계의 과도한 요구를 수용할 수 없어 무산됐다”며 “이번에도 검토 대상이 될 수 있으나 국민이 공감할 수 있도록 엄격한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예술 분야에서도 바이올린이나 피아노 같은 순수예술에만 병역특례가 적용되고 대중예술은 배제되는 시스템은 문제라는 지적이 국회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대중문화 애호가 사이에서는 “국위선양에 그다지 큰 기여를 하지 못한 일부 프로야구 선수들은 단 한 번의 아시안게임 우승으로 병역면제가 되고 전 세계 수십억 명에게 영향을 미치는 미국 빌보드 정상에 두 번이나 오른 방탄소년단은 왜 안 되냐”는 불만이 끓고 있다.

문제는 각계각층이 생각하는 바가 다르다는 점이다. 1973년 도입돼 1981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 병역특례 제도를 이제는 폐지할 때가 됐다는 일반론에서부터 확대 논의까지 다양하고 상충적인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양심적 병역거부 인정에 따라 대체복무의 징벌성 여부와 형평성 논란도 더욱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일부 축구 팬들은 러시아월드컵에서 선전한 주장 손흥민과 GK 조현우의 병역을 면제해달라는 국민청원을 청와대 신문고에 올리기도 했다. 정부는 최대한 국민들의 의견을 들을 계획이다. 기 청장은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

권홍우 논설위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