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가 도입한 톨게이트 통행료 결제 시스템 하이패스(hi-pass)는 지난 2007년 도입 후 이용률이 매년 늘고 있다. 도입 초기인 2007년 12월에는 15.7%에 그쳤지만 올해 4월 기준으로는 79.1%로 높아졌다. 고속도로 이용 차량 10대 중 8대가 하이패스 시스템을 이용하는 셈이다.
하이패스 시스템 도입 후 운전자들의 톨게이트 요금소 통과는 한결 수월해졌고, 이동시간은 단축됐으며, 연료비는 절감됐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크게 줄었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하이패스 이용률이 전체 통행량의 50%를 차지할 경우 연간 1만 5,300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소 효과가 있다고 한다. 올해 80% 수준을 기록했으니 산술적으로 2만 4,480톤의 이산화탄소를 줄인 셈이다.
편리하고, 경제적이며, 환경을 보호하는 하이패스 시스템의 문제점은 매년 늘어나는 하이패스 무단통과 차량이다. 지난 2013년부터 올해 6월까지 하이패스 차로를 무단 통과한 차량은 총 6,530만 건, 체납액은 1,545억 원에 이른다. 그 중 20회 이상 고의 또는 상습 요금 체납 건이 전체의 25.8%를 차지한다. 대부분의 이용자가 정상 요금을 내는 동안 체납자 네 명 중 한 명은 통행료를 내지 않고 하이패스 서비스를 이용한 것이다.
이처럼 요금을 내지 않고 하이패스 서비스를 이용한 운전자들에게 보낸 청구서의 발송비용은 모두 정부 예산에서 쓰였다. 고지서 발송에만 5년간 119억원이 사용됐다. 현행 제도는 한 번만 요금을 내지 않아도 고지서가 발송된다. 열 번을 무단으로 통과하면 열 번의 체납고지서가 발송된다. 2013년의 경우 하이패스 체납건 수는 768만 건 수준이었다. 그러나 불과 5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어 지난해에는 1,586만 건에 달했다. 요금을 내지 않고 하이패스 차로를 통과하는 차량이 많아질수록 청구서 발송비용 또한 늘어날 수밖에 없다.
무단통과 차량이 늘어나는 이유는 규정을 지키지 않아도 별다른 불이익이 없기 때문이다. 도로공사는 우편발송 전 문자발송이나 전화안내 등으로 체납금 회수에 쓰이는 예산을 절감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상습체납 차량은 차량 번호를 공개하고, 그래도 안 되면 예금압류 등 제재 조치가 필요하다. 편리하고 유익한 Hi~Pass 시스템, 통행료까지 잘 낸다면 기분 좋게 ‘Bye, Pass’ 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