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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레슬링 부활 못보고…'영원한 챔피언' 하늘로

이왕표 프로레슬링연맹 대표 별세

레슬링 중흥·후진양성에 매진

50대에도 종합격투기 정상올라

5년 전 '모든 장기 기증' 유서도




한국 프로레슬링의 대부로 활약했던 ‘영원한 챔피언’ 이왕표 한국프로레슬링연맹 대표가 4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64세.

지난 1954년 충남 천안에서 태어난 고인은 1975년 김일체육관 1기생으로 프로레슬러로 데뷔했다. 일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며 세계프로레슬링기구(WWA) 헤비급 챔피언에 올랐고 1980년대 한국에 돌아와서는 어린이들 사이에서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고인은 1980년대 프로야구와 프로축구의 등장으로 프로레슬링이 점차 인기를 잃어간 후에도 한국을 대표하는 레슬러로 왕성하게 활동했다. 계보를 이을 선수가 마땅치 않다 보니 그는 수십 년 동안 링에 오르며 프로레슬링의 부활을 위해 애썼다. 50대 중반이었던 2009년과 2010년에는 종합격투기 선수 출신 밥 샙과 종합격투기 경기를 벌여 챔피언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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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은 2013년 담낭암으로 쓰러지면서 큰 위기를 맞았다. 기적처럼 병마를 이겨낸 그는 다시 프로레슬링 대회 개최와 후진 양성을 위해 왕성하게 활동했다. 환갑을 넘긴 2015년에는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은퇴 경기를 추진했지만 건강 때문에 링에 오르지는 못했다. 은퇴 후에도 프로레슬링 발전을 위해 힘써온 고인은 최근 암이 재발하며 치료를 받던 중 갑작스럽게 유명을 달리했다. 5년 전 수술에 앞서 남긴 유서에 안구 등 모든 장기를 기증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는 가슴 뭉클한 사연도 알려졌다.

생전에 고인을 괴롭혔던 것은 프로레슬링의 진실성 논란이었다. “내 프로레슬링은 쇼가 아니라 진짜”라며 “프로레슬러는 어떤 격투기 선수와 대결해도 이길 수 있다”고 말했던 고인은 결국 한국 프로레슬링의 중흥을 보지 못한 채 눈을 감았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8일, 장지는 일산 청아공원이다.

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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