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재도전에 대한 루이스 룰라 다 시우바 전 브라질 대통령의 꿈이 저무는 모양새다. 브라질 법원이 최근 룰라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자격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결한데 이어 이번에는 홍보물에 사진을 사용할 경우 벌금을 물리겠다고 엄포를 놨다.
브라질 연방선거법원은 4일(현지시간) 좌파 노동자당(PT)의 대선 홍보물에 룰라 전 대통령의 사진 사용 금지를 명령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1건당 50만 헤알(약 1억3,4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노동자당의 대선 홍보물에 룰라 전 대통령과 페르난두 아다지 부통령 후보의 사진이 나란히 실리지 못하게 한 것이다.
앞서 연방선거법원은 지난달 31일 판사 7명이 참석한 특별회의를 열어 6대 1 다수 의견으로 룰라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자격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판결에는 형사 범죄로 실형을 선고받은 정치인의 선거 출마를 제한하는 ‘피샤 림파’(Ficha Limpa: 깨끗한 경력) 법령이 적용됐다.
이어 연방선거법원은 룰라 전 대통령이 대선후보로 등장하는 TV·라디오 선거방송 중단을 명령하면서 역시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1건당 50만 헤알의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불리한 판결이 잇따르자 노동자당 내에서는 대선후보 교체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연방선거법원이 정한 시한에 따라 오는 11일 룰라 전 대통령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할 것이라는 소문도 나돈다.
노동자당이 대선후보를 바꾼다면 좌파진영의 차세대 주자로 꼽히는 아다지 부통령 후보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여성 언론인 출신인 브라질공산당(PC do B)의 마누엘라 다빌라 히우 그란지 두 술 주의원이 부통령 후보로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