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김성태 "블루하우스 스피커냐" vs. 문희상 "의장 모욕은 국회 모욕"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터져나온 '소득주도성장' 비판

金 "문 의장 개회사는 부적절한 '코드 개회사'"

文 "靑·정부 말에 휘둘리는 일 없어"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5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연합뉴스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5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정부·여당을 향한 쓴소리에 여권이 반발에 나서며 국회 본회의장에 고성이 오갔다. 김 원내대표는 5일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지난 3일 있었던 문희상 국회의장의 개회사를 두고 “어떻게 입법부 수장께서 블루하우스(청와대) 스피커를 자처하는가”라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의 발언에 여당 측에선 항의가 빗발쳤다. 문 의장도 마무리 발언에서 “국회의장을 모욕하면 국회가 모욕당한다는 사실을 명심해달라”고 받아치며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의 핵심인 ‘소득주도성장’을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김 원내대표는 “소득주도성장은 반기업, 반시장 정서가 낳은 한국경제 ‘눈물의 씨앗’”이라며 “문재인 정권은 ‘사람 중심 경제’를 표방하지만 소득주도성장은 ‘사람 잡는 경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소득주도성장과 최저임금, 일자리 고갈, 그리고 세금 중독을 우리 경제의 ‘불의 고리’라 표현하며 “나라 경제를 끝판으로 내모는 ‘소득주도성장 굿판’을 당장 멈추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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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 높은 비판이 이어지자 본회의장에 앉아있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선 냉소적인 반응이 터져 나왔다. 특히 김 원내대표가 문 의장을 향해 “어떻게 입법부 수장이 블루하우스 스피커를 자처하느냐. 어떻게 심판이 선수로 뛰려고 할 수 있느냐”라고 말하자 여당 의원들은 “그만하라”고 소리치며 항의했다. 민주당 의원들의 반발에도 김 원내대표는 “한 나라의 입법부 수장으로서 품격도 상실하고 균형감각도 상실한 대단히 부적절한 코드 개회사였다. 아무리 여당 출신 국회의장이라도 국회 본연의 책무는 대통령 권력을 견제하는 견제와 균형에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의장은 이에 “따끔한 충고 잘 들었다. 내 임기 동안 청와대가 정부 말에 휘둘리는 일이 있으면 정치 인생을 몽땅 걸겠다. 그런 일은 없다”면서도 “국회의장을 모욕하면 의장이 모욕당하는 것이 아니라 국회가 모욕당한다는 사실을 가슴 속 깊이 명심해주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김 원내대표는 본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의장이 모욕당해서는 결코 안된다. 그래서 의장은 정권의 눈치를 보거나 정권의 스피커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라 설명했다.


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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