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전설의 기자’가 폭로한 트럼프의 폭주에 백악관 '발칵'

'워터게이트' 보도 WP 밥 우드워드 저서 출간 앞 파장

취임 한달 만에 합참의장에 대북 선제공격 플랜 요청

시리아 화학무기 사용에 알 아사드 암살 지시하기도

‘워터게이트’ 사건을 특종 보도해 1970년대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을 권좌에서 끌어내린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인이 내주 출간할 신간이 말 그대로 백악관을 발칵 뒤집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초 합참의장에게 대북 선제 공격 플랜을 요청했다는 일화나 화학무기를 사용한 시리아에 대해 알 아사드 대통령의 암살을 지시했다는 등 충격적인 폭로들이 나와 워싱턴 정가는 물론 전세계적 논란을 불러 일으킬 전망이다.

트럼프 정부의 속살을 파헤친 책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현직 대통령을 아웃 시켰던 ‘전설적 기자’의 책이어서 오는 11월 중간 선거 등 향후 파장이 막대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포스트(WP)는 4일(현지시간) 우드워드가 내주 펴낼 책 ‘공포:백악관의 트럼프(Fear:Trump in the White House)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관계와 북핵 문제, 주한미군 주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철회와 같은 주요사안을 놓고 예측 불허의 견해를 제시해 참모진을 혼란에 빠뜨렸다고 보도했다.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WP) 부발행인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WP) 부발행인



이 책에 따르면, 지난 1월 19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석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에서 대규모 주한미군 주둔의 중요성을 무시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이를 알래스카에서 감지하는 데는 15분이 걸리지만, 미군 주둔 상태에서는 특수 정보 임무 활동을 통해 이를 7초 안에 감지할 수 있는데 이런 부분까지 포함한 주한미군 주둔의 중요성을 간과 내지 묵살했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왜 한반도에서 재정·군사적으로 지원해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했고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은 “우리는 3차 세계 대전을 막기 위해 이걸 하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매티스 장관은 공개석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한 적이 거의 없지만, 사적인 자리에서는 얘기가 조금 다르다고 우드워드는 기록했다. 당시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NSC 회의장을 떠난 뒤 “매티스는 가까운 동료들에게 대통령은 5~6학년처럼 행동했고, 그 정도의 이해도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우드워드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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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티스 장관은 친구들에게 “국방부 장관은 언제나 자신이 받들어 모시고 일할 대통령을 선택할 수는 없다”고 농담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매티스 장관은 이 같은 보도 후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을 경멸적으로 언급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지난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리틀 로켓맨’이라고 부르며 벌였던 기싸움을 ‘남자 대 남자, 지도자 대 지도자’의 대결로 여긴다고 측근에게 말했다.

우드워드는 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초기 조지프 던퍼드 합참의장에게 북한에 대한 선제 군사 공격 계획을 요청해 ’전투 베테랑‘인 그를 당황하게 만들기도 했다고 기술했다.

이와함께 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시리아의 알아사드 정권이 민간인들에게 화학무기 공격을 감행하자 매티스 국방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알아사드 대통령의 암살을 원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기랄 그를 죽이자! 쳐들어가서 그들을 많이 죽여버리자”라고 퍼부었다는 것이다.

매티스 장관은 즉시 착수하겠다고 답해놓고, 전화를 끊자마자 자신의 고위 참모에게 “우리는 (대통령의 명령 중) 어떤 것도 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훨씬 더 신중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우드워드는 적었다.

또 지난해 7월에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도중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군 장성들에게 “전장에 있는 병사들이 당신들보다 훨씬 더 잘할 수 있다”며 25분 동안 질책했다고 한다.

/뉴욕 = 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

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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