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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초대석] "VC와 중견사 IPO 도우미로 성장...매년 10~20개 기업에 투자할 것"

■ 상반기 IPO 주관 1위 연출한 박성준 대신증권 IB부문장

중견기업과 쌓은 신뢰 빛 발해

4년째 IPO시장 동향 세미나

벤처캐피털과 정보교류도 활발

박성준 대신증권 IB부문장/권욱기자박성준 대신증권 IB부문장/권욱기자



“오랜 기간 활주로에서 꾸준히 달렸고 그 덕분에 올해 제대로 비상(飛上)했다고 생각합니다. 궤도에 진입한 이상 이제 큰 날갯짓 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겁니다.”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대이변이 연출됐다. IPO 주관사 시장은 그동안 미래에셋대우나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초대형 IB가 1~3위를 독식해 ‘대형사들의 리그’로 불렸다. 하지만 올 상반기에는 대형 증권사들을 제치고 업계 9위 대신증권이 1위 자리를 차지했다. 대형사인 미래에셋대우(40명)와 비교하면 팀 규모도 절반(20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실적은 압도하고 있다.


비결이 무엇일까. 박성준 대신증권 IB부문장(사진)은 지난달 29일 서울경제신문이 만드는 프리미엄 미디어 ‘시그널’과 서울 을지로 사옥에서 인터뷰를 갖고 “수년간 중견중소기업·벤처캐피탈(VC) 업체와 신뢰를 쌓아온 것이 이제 빛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올 상반기에만 총 5건의 IPO를 주관했다. 건수로 보면 지난해 전체(7건) 실적에 육박한다. 금액은 2,300억원으로 지난해 전체(1,200억원)의 두 배 수준이다.

대신증권은 과거 IPO 시장에서 화려한 시절을 보냈다. 1990년대 대기업과 공기업의 상장을 주관하며 IPO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IB 부문이 부침을 겪으면서 시장의 쓴맛을 봐야 했다.


절치부심한 대신증권은 긴 호흡으로 접근했다. 우선 2010년 이후 중견 기업을 대상으로 네트워크 확장에 나섰다. 옥석 가리기를 통해 될성싶은 중견기업을 선택하고 적극 교류했다. 중소기업 오너를 대상으로 만든 VIP 서비스인 ‘밸런스 클럽’이 대표적이다. 2012년부터 1년에 2번 진행되는 이 모임에는 비상장 기업의 오너가 다수 속해 있다. 오너의 자산관리와 더불어 보유 기업에 대한 솔루션까지 제공한다.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 등 최고 경영진과 IB 사업단이 동석해 힘을 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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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 관계자들이 정보 교류를 할 수 있는 장도 마련했다. 대신증권은 4년째 ‘IPO 시장동향 세미나’를 열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연간 1회가 진행됐는데 호응이 좋아 올해부터 횟수를 2회로 늘렸다. 박 부문장은 “VC와의 돈독한 관계를 통해 에코마이스터와 같은 VC 투자기업의 상장을 주관하는 데 성공했다”며 “투자 회수(엑시트)를 우려했던 투자자의 부담을 덜어주는 데 한몫했다”고 말했다.

주춤했던 투자도 재개했다. 박 부문장은 “지난해까지 사정상 멈췄던 자기자본(PI) 투자를 다시 시작했다”며 “꾸준히 씨를 뿌려 2~3년 뒤 거둘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IB 부문에서는 매년 150억~200억원의 PI투자를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KB증권과 HB인베스트먼트 등과 함께 화장품 분석 애플리케이션 ‘화해’를 운영 중인 버드뷰에 50억원 규모의 상장 전 지분투자를 집행했다. 보령제약 계열사인 보령바이젠셀에도 상장 전 지분 투자를 결정했다. 대신증권은 매년 10개~20개의 기업에 투자할 예정이다.

대신증권 IB 부문의 높아진 위상은 채용시장에서도 확인된다. 박 부문장은 “올해 채용한 신입사원들은 기존 인기 부서였던 파생거래분야보다 IPO 부문을 더 선호했다”며 “대신증권이 IPO 분야에서 활약하다 보니 이 같은 변화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 IPO 본부가 젊고 소통이 잘되고 있다는 점도 인재들이 몰리는 이유로 꼽힌다. 박 부문장은 국내 주요 증권사 IPO 담당 헤드 가운데 최연소 IPO 총책임자다. 실무진들도 박 부문장보다 나이가 어리다. 그는 바람직한 조직상으로 평소 응원하는 ‘두산베어스’를 꼽았다. 박 본부장은 “IB를 얼마나 오래 담당했는지 보다 얼마나 잘하는지를 가장 중시한다”며 “특출난 선수 한두 명에 좌우되기보다 끊임없이 신인 선수가 육성돼 팀을 이끄는 두산베어스와 같은 조직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본부장은 오는 하반기 공채에서 선발된 신입사원 중 일부를 IPO 본부에 배치해 젊은 피를 수혈할 예정이다.

/조윤희·강도원기자 choyh@sedaily.com

조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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