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특사 단장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9월 유엔 총회에서 남북미 정상회담이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6일 정 실장은 청와대 춘추관에서 특사단 방북 결과 브리핑을 열고 “정상회담 추진을 위한 여러 여건이 마련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유엔 총회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는 것으로 준비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상의 시나리오인 유엔총회에서의 종전선언은 사실상 무산됐다.
이날 정 실장의 브리핑을 보면 남북 정상회담 날짜를 확정한 것은 소기의 성과이지만 북미간 이렇다할 이견을 좁히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 정 실장은 “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가 분명하고 이를 여러 차례 천명했는데 국제사회에서 의문을 제기하는 것에 대해 답답함을 토로했다”고 전했다. 또 “북한은 비핵화에 필요한 조치들을 선제적으로 실천해왔는데 이런 선의를 선의로 받아들여 줬으면 좋겠다고 김 위원장이 말했다”고 설명했다.
정 실장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풍계리 핵실험장은 갱도의 3분의 2가 완전히 붕낙해서 핵실험이 영구적으로 불가능하게 됐다”며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실험장도 북한 내 유일한 실험장일 뿐 아니라 향후 장거리 탄도미사일 실험을 완전히 중지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우 실질적이고 의미있는 조치들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가 인색한 데 대한 어려움을 김 위원장이 토로했다고 정 실장은 소개했다. 또 이와 관련한 메시지를 미국에 전달할 것을 요청했다. 김 위원장은 “비핵화 결정에 관한 자신의 판단이 옳은 것이었다고 느낄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종전선언과 관련 “미국과 한국 일부에서 ‘종전선언을 하면 한미 동맹이 약화된다’, ‘주한미군을 철수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전혀 상관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 재확인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는 변함이 없다”며 “최근 북미 협상에 다소 어려움은 있지만 그럴 때일수록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는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실장은 “김 위원장이 ‘참모는 물론이고 그 누구에게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를 한 번도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내에 북한과 미국간에 70년간의 적대 역사를 청산하고 북미관계를 개선해 나가면서 비핵화를 실현했으면 좋겠다”고 역설했다.
북한은 비핵화 문제 해결 과정에서 남측의 역할도 기대했다. 정 실장은 “문 대통령이 이번에 평양을 방문하면 비핵화 진전을 위한 남북 간에 협력, 구체적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북한이 (핵리스트 신고 등)현재 핵능력에 대한 조치 언급은 없었나’라는 질문에 “북한은 동시행동 원칙이 준수되면 좀 더 적극적인 비핵화 조치들을 취할 용의가 있다는 점을 밝혔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