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인제대 서울백병원에 따르면 신장내과 구호석·황수빈 교수팀이 지난 2010∼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20세 이상 남녀 2만8,759명을 소득수준에 따라 4개 그룹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만성질환을 적절히 잘 관리하는 사람의 비율은 2010년 40.4%에서 2015년 56.7%로 1.4배 증가했다.
다만 소득 상위 25% 계층(이하 고소득층)에서 ‘관리 양호’ 비율이 42.4%에서 59.7%로 1.4배(17.3%포인트) 늘어나는 동안 하위 25% 계층(저소득층)에서는 41.2%에서 54.1%로 1.3배(12.9%포인트) 증가하는데 그쳤다. 두 그룹 간 격차도 1.2%포인트에서 5.6%포인트로 벌어졌다.
질환별로는 양상이 엇갈렸다. 당뇨병의 경우 관리 양호 비율이 고소득층에서는 소폭 증가(52.7→54%)한 반면 저소득층에서는 감소(55.3→49.6%)했다. 반대로 고혈압 관리 양호 비율은 저소득층의 상승폭(32.9→64.4%)이 고소득층(35.1%→62.3%)을 웃돌았다. 만성 콩팥병의 관리 양호 비율은 저소득층에서 정체(74→75%)를 보였지만 고소득층에서는 큰 폭 상승(78.1→89.3%)했다.
소득수준은 체질량지수(BMI), 고혈압, 교육수준, 직업, 나이 등에 견줘 세 가지 만성질환에 가장 강력한 위험요인이었다. 저소득층에서 이들 만성질환에 걸릴 위험은 고소득층의 1.17배였다.
경제적 이유로 필수의료를 이용하지 못한 사람의 비율은 저소득층(31.1→38.2%)과 고소득층(8.7→12.6%) 모두 증가했지만 저소득층이 3배 많았다.
연구팀은 우리나라 인구 1인당 월평균 진료비가 10만원이 넘고, 65세 이상에서는 월 30만원 이상인 점으로 볼 때 월소득 150만원 미만 저소득층의 필수의료 이용 부담이 이런 계층화를 심화시킨 것으로 봤다.
구호석 교수는 “2015년 기준으로 65세 이상 하위 25%의 월 소득이 77만원 미만인데 매월 의료비로 30만원을 사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만성질환을 초기에 관리하지 않으면 합병증으로 전체 의료비가 상승하므로 저소득층에 대한 적극적 재정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달 국제학술지 ‘메디신’(Medicine)에 발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