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상도유치원 관계자 “‘붕괴 위험’, 공사업체에 항의했지만 무시했다”

YTN 방송화면 캡처YTN 방송화면 캡처



서울 동작구의 한 다세대주택 공사장 건물 아래 지반이 붕괴하면서 상도초등학교 내 유치원 건물이 10도가량 기울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6일 서울 동작구청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밤 11시 22분쯤 상도동의 49세대 규모 공동주택 공사장 흑막이 붕괴하면서 축대가 부러져 가로·세로 50m 크기의 지반 침하(땅 꺼짐)이 발생했다. 지반이 내려앉으면서 공사장 인근에 있던 4층짜리 상도초 병설 유치원이 기울었다.


이 사고로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인근 주민 60~70명이 상도4동 주민센터로 대피한 상황이다.

소방당국은 애초 공사장에 시공된 흙막이 벽체가 무너지면서 지반침하(땅 꺼짐)가 발생했다고 봤지만, 전문가들은 흙막이 아닌 지반 자체가 붕괴됐다고 판단했다.

사고 현장을 점검한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 원인이 폭우와 부실한 공사 설계, 시공에 있다고 분석했다. 애초 공사장 지반을 암벽이 아닌 ‘흙 다지기’로 만들었고, 최근 쏟아진 폭우로 지반이 약해지면서 붕괴했다는 설명이다.


소방서 관계자는 “최근 공사현장에서 터파기 작업을 했는데, 비가 오면서 흙막이 무너졌다”며 “가로·세로 50m 규모의 흑막이 40m까지 무너졌고, 흑막 높이는 20m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경찰은 사고 현장 인근에 경찰 1개 중대를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구청도 유치원 건물의 전기와 수도, 가스를 차단하고 추가 사고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 가운데 상도유치원 관계자는 교실 안에 균열이 발생하는 등 이상징후를 발견해 공사업체에 항의했지만 업체 측이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상도유치원은 올해 5월 구조 안전진단 용역 계약을 체결했다. 6월과 7월 1·2차 계측에서는 별다른 이상징후가 없었지만 지난달 22일 3차 계측에서 이상징후가 발견됐다. 사고 전날에는 유치원장, 동작관악교육지원청 관계자, 구조안전진단업체 관계자, 공사현장 관계자 등이 참석한 대책회의가 열렸다. 공사업체는 안전조치 계획을 제출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조 교육감은 “유치원 바로 옆에서 공사하는 것은 상식선에서 말이 안 된다. 법적으로 가능하니까 한 것이다. 학교 안전 문제에 대해 경각심이 없다. 건축관련법을 대대적으로 강화해 고쳐야 한다”라고 했다. 조 교육감은 “우리가 (공사업체에) 경고까지 했는데 참혹할 정도”라며 “초기에 안전진단을 요청했고 공사가 본격화한 8월에 이상 징후를 발견했는데 업체가 무시했다”라고 주장했다.

조 교육감은 “초등학교가 다행히 떨어져 있고 등교하는 경로가 다르다”며 “초등학교 등교는 문제없다고 판단했고, 원생 분산 배치 방법 등은 대책위를 열어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권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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