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상도유치원 건물 붕괴]서울시, 안전 점검 나섰지만...지하3층 미만 건물은 무방비

지하 3층 이상 97곳만 대상

주변 여건·지질특성 등 무시

市, "인력난으로 불가피" 해명




서울 용산구 상가 붕괴, 금천구 싱크홀 등 잇따른 재난에 서울시와 자치구가 민간 건축공사장 안전 중점점검에 나섰지만 대상은 대형 공사장에 그친다. 서울시와 자치구는 관행과 만성적인 인력난으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기록적 폭우로 안전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미흡한 처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서울시에 따르면 전날부터 시작된 민간 건축공사장 안전관리 중점점검 대상은 지하3층 이상(10m)의 건축이 예정된 공사장 97곳이다. 본디 자치구 관할인 공사장 점검을 서울시가 담당하는 것은 싱크홀 사태 후 재난대책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전날 상도유치원 기울임의 원인으로 추정되는 연립주택 건설 부지는 지하1층~지상6층의 건물이 들어설 계획이어서 대형 공사장 기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일반 공사장으로 분류돼 이번 점검 대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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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도유치원 근처 공사장의 안전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동작구청 측은 “우리 구 지역 내에서만 공사장이 수백 군데나 되는데 다 돌아볼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보통 자치구 내 공사장 안전감독을 담당하는 직원은 5~6명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동작구청 건축과의 한 관계자는 이날 “민원이 발생하는 등 특별한 상황이 아닐 때 공사장에 공무원이 직접 나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안전관리는 감리 전문가에게 맡기는데 감리에서 보고된 이상징후는 그동안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금천구 싱크홀 사태와 집중호우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동작구가 안전점검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서울시의 안전점검도 집중호우가 이어져 예방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이번 서울시의 안전점검도 획일적인 대형 공사장 기준에 얽매인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사고가 발생한 동작구 상도동은 언덕이 많은 곳으로 땅 파기 공사가 이뤄지면 지면이 깎아지는 듯한 형태가 된다. 결국 ‘지하 10m’의 기준에는 미달하지만 사고가 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결국 주변 여건이나 지질 특성과는 상관없이 그저 규모로만 안전점검이 이뤄지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수곤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상도유치원 주변) 사고현장은 붕괴에 취약한 편마암 지대”라며 “지질 특성에 맞지 않는 공사를 강행한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이날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공사장·흙막이 등 취약시설을 특별점검해달라고 요청했다.


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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