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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 앞으로.. 빠른 볼처리.. 色달랐던 벤투號

코스타리카 2대0으로 꺾고 '산뜻한 출발'

'유럽파' 이재성 벤투호 첫골

남태희도 쐐기골로 눈도장

'완전체'로 사흘 훈련 불구

불필요한 백패스 등 확 줄어

축구 대표팀 미드필더 이재성(왼쪽 두번째)이 7일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축구 대표팀 미드필더 이재성(왼쪽 두번째)이 7일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완전체’로 훈련한 기간은 단 사흘. 제대로 된 평가를 하기에 이르지만 ‘벤투호’는 한 경기 만에 확실한 색깔을 보여주며 경쾌한 첫발을 내디뎠다.

파울루 벤투(49·포르투갈) 신임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7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32위 코스타리카(한국은 57위)와의 A매치 평가전에서 2대0으로 이겼다. 전반 35분 손흥민(토트넘)의 페널티킥이 오른쪽 골포스트를 맞고 나오자 달려들던 이재성(홀슈타인 킬)이 가볍게 마무리했다. 지난 7월 말 독일 2부리그 킬과 3년 계약하며 유럽에 진출한 이재성은 재치 있는 연결로 슈팅 기회를 만드는가 하면 적극적인 수비 가담으로 상대 공격을 차단하는 등 부지런한 활약으로 새 감독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후반 33분에는 남태희(알두하일)가 화려한 개인기로 쐐기골을 꽂았다. 2014년 울리 슈틸리케 감독 부임 후 ‘슈틸리케의 황태자’로 불리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존재감이 미미해졌던 남태희는 붙박이 태극마크를 향한 좋은 기회를 잡았다. 첫 골 때 롱패스를 받는 과정에서 페널티킥을 얻어낸 것도 남태희였다. 포르투갈 대표팀 사령탑 출신으로 2022카타르월드컵까지 계약한 벤투 감독은 데뷔전 승리를 뒤로 하고 곧 칠레를 만난다. 오는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맞붙을 칠레는 FIFA랭킹 12위의 강호다. 참고로 2018러시아월드컵 최종 예선 중 경질된 슈틸리케 감독도 부임 후 첫 경기에서 파라과이를 2대0으로 누르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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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감독이 데뷔전에 들고 나온 전술은 4-2-3-1이었다. 왼쪽부터 손흥민-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이재성이 공격 삼각편대를 이뤘고 남태희는 공격형 미드필더, 기성용(뉴캐슬)과 정우영(알사드)이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았다. 좌우 풀백에 홍철(수원)과 이용(전북), 중앙 수비는 김영권(광저우)-장현수(FC도쿄), 골키퍼는 김승규(빗셀 고베)가 선발로 나갔다.

벤투호는 아시안게임 멤버가 합류한 완전체로는 고작 사흘을 훈련하고 이날 경기에 나섰다. 눈에 띄는 것은 종전 대표팀과 비교해 불필요한 백패스가 현저히 줄었다는 것. 슈팅으로 연결하기 위한 패스에 의식적으로 주력하는 모습과 드리블보다는 동료를 이용한 빠른 볼 처리가 특징을 이뤘다. 수비 때는 한발 앞선 마크로 실점 위기를 차단했다. 정확도 높은 롱패스로 공격에 활기를 더하던 기성용이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된 뒤로 패스 미스가 잦아지고 다소 흔들리는 모습도 노출했으나 때마침 남태희가 반가운 골을 꽂았다. 왼쪽 측면으로 올라가 1명을 제치고 가운데로 치고 들어간 남태희는 헛발 드리블로 2명을 따돌리더니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첫 골 때 미동도 하지 않던 벤투 감독은 남태희의 득점에는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했다.

아시안게임에 이어 이날도 주장 완장을 찬 손흥민은 후반 38분까지 활발하게 그라운드를 누비며 체력 고갈에 대한 걱정을 불식시켰다. 특유의 치고 달리기로 수비진을 허무는가 하면 골키퍼 선방이 아니었다면 들어갔을 시원한 슈팅으로 3만6,000여 만원 관중의 박수를 받았다. 아시안게임 득점왕(9골) 황의조(감바 오사카)와 결승 한일전 선제골의 주인공 이승우(엘라스 베로나)도 후반 교체 투입돼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대표팀 경기 입장권이 매진된 것은 2013년 10월 열렸던 브라질과의 평가전 이후 5년 만이다. 아시안게임에서 따낸 극적인 금메달의 영향과 벤투 감독에 대한 기대가 함께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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