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메르스 환자 3년 만에 발생] "곧 추석인데...3년전 실수 되풀이 말아야"

■ '메르스포비아' 걱정하는 시민들

"확산 조기에 막아야" 목소리

자영업자 "손 소독제 재비치"

"대목 잡을수 있는 기회 놓칠라"

관광·여행업계 사태 예의주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방역에 비상이 걸린 9일 인천국제공항 이용객들이 메르스 주의 안내문 밑을 걸어가고 있다.  /인천=연합뉴스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방역에 비상이 걸린 9일 인천국제공항 이용객들이 메르스 주의 안내문 밑을 걸어가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3년 전의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아야 할텐데 이번에도 공항 방역체계가 뚫렸다니 좀 불안합니다.”“추석이 2주 뒤로 다가왔는데 더 확산하지 않고 조기에 종료됐으면 합니다.”

3년 만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2주 앞으로 다가온 추석 연휴를 맞아 민족의 대이동이 이뤄지는 만큼 정부가 메르스 확산을 조기에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9일 메르스 확진 환자가 입원해 있는 서울 혜화동 서울대병원을 찾은 시민들은 한 목소리로 메르스의 확산 저지를 강조했다. 이날은 외래 진료를 하지 않는 주말이라 병원을 찾은 사람은 많지 않았지만 마스크를 착용한 입원 환자와 가족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전날 입원한 친척을 문병 온 문모씨는 “서울의 큰 병원에서 치료받게 하려고 일부러 전주에서 올라왔는데 메르스 환자가 입원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놀랐다”며 “다시 내려갈 수도 없고 3년 전처럼 확산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나흘 전 입원한 60대 이모씨는 “뉴스를 통해 메르스 환자가 입원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격리치료를 받는다고 하니 병원 내 감염은 되지 않겠지만 찜찜하다”고 언급했다.


시민들은 3년 전 메르스 사태를 떠올리며 초기 대응에 실패해 감염이 확산됐던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2015년 5월 20일 메르스 환자가 국내에서 처음 발생해 ‘상황 종료’를 선언한 같은 해 12월 23일까지 총 확진 환자는 186명, 사망자는 38명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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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에 거주하는 30대 자영업자 김모씨는 “3년 전에는 초기 대응에 실패해 큰 희생을 치렀으니 이번에는 철저히 대처해야 한다”며 “가게에 손 소독제를 다시 비치했다”고 전했다. 서울대병원을 찾은 박모씨는 “우리나라 의료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면서 메르스 확산을 막지 못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추석 귀경이 시작되기 전에 마무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이 완전히 해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메르스라는 돌발 변수가 발생하자 관광·여행업계도 긴장의 고삐를 조이며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메르스 감염이 확산할 경우 또 다시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앞서 메르스 사태가 발생했던 2015년 6월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약 75만명으로 전년 동기(약 127만명)와 비교해 40%가량 급감한 바 있다. 특히나 올해는 중국의 큰 명절인 중추절(9월 22∼24일)과 국경절 연휴(10월 1∼7일)를 앞두고 있는 만큼 메르스 사태가 악화하면 호텔·면세업계 등은 대목을 잡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된다. 현재 보건당국은 메르스의 확산 여부가 2주 안에 판가름 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의 한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일부 지역에서 단체관광 상품 판매를 허용하면서 중국 관광객 숫자가 겨우 회복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는데 메르스 사태가 커지면 국내 여행업의 올 한해 농사는 그야말로 흉작에 그칠 수밖에 없다”며 “업계와 함께 사태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영·나윤석·오지현기자 jikim@sedaily.com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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