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백화점은 지금 '코덕앓이'중

신세계百 '시코르'·현대百 '뷰티인보우'

집객효과 큰 화장품 편집숍 오픈

제품진열·조명·테스트 공간까지

2030女 취향저격해 매출 견인

같은 브랜드서 스킨케어·색조 등

인기 품목별 추가 출점하기도

/이미지투데이/이미지투데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는 ‘샤넬’과 ‘맥’ 매장이 두 곳씩 있다. 화장품·패션잡화 매장이 모인 1층과 함께 지하 1층에 또 다른 매장이 있다. 메이크업 제품들만 따로 모아서 별도의 매장을 낸 것으로, ‘파미에 스트리트’가 위치한 지하 1층이 젊은 층 고객의 유동이 많음을 고려해 별도 매장을 만들었다는 게 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롯데백화점 본점에도 ‘크리스챤디올’ 매장이 지하 1층과 지상 1층 두 곳에 있다. 1층 매장에는 스킨케어 제품을, 지하 1층에서는 메이크업 제품을 판매한다. 뷰티 매장을 내세워 20·30대 젊은 층 여성 고객을 공략하려는 목적이 읽히는 부분이다.

백화점 업계가 집객 수단으로 식음료(F&B)·리빙(생활용품)에 이어 뷰티 매장을 내세우며 소기의 성과를 올리고 있다. 주로 다양한 브랜드를 한 곳에 모은 뷰티 편집숍 형태로 고객들의 시선을 공략하고, 매출도 쏠쏠하다. 특히 신세계가 지난 2016년 시작한 뷰티 편집숍 ‘시코르’가 성공을 거두면서 롯데·현대백화점 등도 편집숍을 중심으로 젊은 여성 고객을 노리고 있다.


이들 편집숍은 특히 전문 메이크업 스튜디오 못지않은 인테리어와 더불어 제품들을 직접 테스트해 볼 수 있는 셀프바 공간 등을 대거 확보해 코덕(코스메틱 덕후)들을 끌어모은다. 이 같은 흐름이 백화점 전체 화장품 매출을 끌어올린 건 물론 젊은 층 고객 매출도 전반적으로 견인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시코르가 들어선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 1층 파미에스트리트의 경우 20·30대 구매고객 수를 오픈 전후 비교한 결과 각각 2.7%포인트, 7%포인트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들도 ‘코덕 마케팅’을 그대로 따 가는 등 젊은 고객 잡기에 적극적”이라며 “20·30대 여성이 현재도 앞으로도 백화점의 주요 고객인 만큼 뷰티매장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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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은 지난달 웰니스(wellness) 콘셉트의 뷰티 편집숍 ‘뷰티 인 보우(Beauty in Bow)’의 2호점을 천호점에 열었다. 주력 점포인 무역센터점에 지난 6월 1호점을 오픈해서 좋은 반응을 얻자 여세를 몰아 증축 중인 천호점으로 영역을 넓힌 것. 오는 10월에는 수도권 대표 점포인 판교점에 세 번째 매장을 낸다. 뷰티 인 보우 1호점은 무역센터점에서 여성패션, 란제리 등이 있는 5층에 위치해 있으며, 현대백화점 측은 현재까지 매출이 목표를 160% 이상 초과 달성했다고 전했다. 5층에 위치한 매장 중 매출이 상위권이며, 특히 일반 여성패션 브랜드보다 매출이 40% 높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뷰티인보우는 30·40대 여성에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매장”이라며 “건강에 투자하는 여성을 위한 프리미엄급 상품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도 기존 화장품 편집숍 ‘라코스메티크’를 ‘라코(LACO)’로 리뉴얼, 명동 영플라자에 지난 6월 매장을 재정비해 오픈했다. 타깃 고객을 10~30대로 다시 맞추고, 매장 내 구성도 이들에 철저히 맞췄다. 동영상 촬영 스튜디오를 넣고 유명 인플루언서 추천 화장품을 판매하는 공간을 크게 할애했으며, 단독 브랜드도 18개나 준비했다. 오픈 후 두 달 동안 매출이 재정비 전인 전년 동기대비 20.6% 증가했다고 롯데백화점 측은 전했다. 회사 관계자는 “라코 매장의 주요 고객층은 10~20대 고객들과 30대 초반 고객들이 약 7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안으로 2호점도 잠실 롯데월드몰에 낼 예정이다.

가장 강력한 주자는 ‘시코르’의 신세계백화점이다. 2016년 12월 이후 만 2년도 안 돼 매장 수를 14개로 늘리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아예 신세계백화점 점포를 넘어 강남역, 홍대입구역 등 주요 상권까지 입성했을 정도로, ‘코덕들의 놀이터’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신세계 측은 매출이 지난달 기준 목표치를 10% 초과 달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내 20개까지 매장 수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들어선 뷰티 편집숍 ‘뷰티 인 보우’ 1호점의 모습. /사진제공=현대백화점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들어선 뷰티 편집숍 ‘뷰티 인 보우’ 1호점의 모습. /사진제공=현대백화점


지난달 홍대입구역 ‘AK&홍대’ 내 오픈한 시코르 홍대입구점의 조감도. /사진제공=신세계지난달 홍대입구역 ‘AK&홍대’ 내 오픈한 시코르 홍대입구점의 조감도. /사진제공=신세계


롯데백화점 영플라자 내 뷰티 편집숍 ‘라코’에서 뷰티 크리에이터들이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쇼핑롯데백화점 영플라자 내 뷰티 편집숍 ‘라코’에서 뷰티 크리에이터들이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쇼핑


박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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