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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환자 3년 만에 발생]'조기 확진판정·공개' 신속해진 병원, 정부는 여전히 뒷북

3년전 메르스 사태와 비교해보니

지난 8일 국내에서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발생하면서 2015년의 1차 메르스 사태와 무엇이 다르고 어떤 점이 비슷한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에는 2015년과 달리 비교적 1차 감염자의 확진 판정이 조기에 이뤄졌고 접촉자 수도 과거에 비해 많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여전히 정부 차원의 방역 시스템은 헛돌았고 사태 파악 후에야 뒷북치기 식으로 대응이 진행돼 앞으로 이에 대한 심층적인 감사와 보완체계 마련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38명의 사망자를 낸 2015년 메르스 사태는 예고된 인재였다. 첫 환자가 입국 후 확진 판정을 받을 때까지 2주가 넘는 기간 동안 병원 4곳을 돌아다녔으며 이 과정에서 감염 환자 수가 크게 늘어났다. 정부는 당시 메르스 감염자가 거친 병원을 공개하지 않아 시민들의 불안감을 더욱 키웠다. 당시에는 의료기관조차 메르스에 대한 대비가 돼 있지 않아 감염자들을 보살피던 일부 의료진이 함께 메르스에 걸리는가 하면 그중 일부가 사망하는 등 대혼란이 빚어졌다. 매뉴얼이 없다 보니 정부도, 의료 및 검역기관도 모두 우왕좌왕해 시민들의 불신을 샀다.


반면 이번에 발생한 메르스 환자는 검역 통과 이후 확진까지 23시간이 걸리지 않았고 곧 이 사실이 공개됐다. 삼성서울병원은 쿠웨이트에서 귀국한 후 찾아온 A씨를 감염환자 대응지침에 따라 도착 즉시 응급실 외부 격리진료소로 선제격리 조치했고 대응지침에 따라 질병관리본부 신고 후 국가지정 치료병상인 서울대병원으로 전원 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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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번에도 환자를 초동단계에서 밝혀내는 데 실패했다. A씨가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휠체어를 탔고 중동에서 설사 등의 증세가 있었음을 신고했지만 검역당국은 체온에 이상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무사 통과시켰다. 검역당국은 A씨가 검역 당시에는 설사 증상을 호소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앞서 열흘 전 여섯 차례나 설사를 했다는 신고가 들어온 것을 간과한 변명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나마 A씨가 설사 등의 증세를 우려해 스스로 공항에서 병원으로 직행하는 현명한 판단을 했기에 3년 전과 달리 초기에 사태가 급격히 악화되는 상황을 피할 수 있었다.

다만 아직은 안심하기 이르다. 전병율 차의과학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에도 단순접촉자가 메르스에 감염됐던 사례는 없었다”며 “병원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환자들에게 노출될 경우 감염될 가능성이 급증하는 만큼 병원 내 감염을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우영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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