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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국제금융시장] 美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관세폭탄 여부 주목해야

◇주식시장

지난주 뉴욕증시는 터키와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신흥국 불안과 기술주 조정,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관세 폭탄 위협, 미국 임금증가율 상승 등의 재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하락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한주 간 0.19% 하락한 25,916.5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03% 내린 2,871.68,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55% 하락한 7,902.54에 장을 마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시간) 전용기에서 기자들에게 “우리가 얘기하고 있는 2,000억달러 규모에 대해서는 그들(중국)과 무슨 일이 일어나느냐에 따라 곧(very soon) 취해질 수 있다”며 “나는 이런 말을 하기는 싫지만, 그 뒤에는 내가 원하면 짧은 공지를 통해 취할 준비가 된 또 다른 2,670억달러 규모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앞서 부과한 500억달러 규모의 관세 폭탄에 이어 2,000억달러, 2,670억달러 순으로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등 사실상 미국이 수입하는 모든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 폭탄을 투하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높은 것이다. 가파른 임금상승률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우려를 고조시켰다. 미 노동부는 지난 7일(현지시간) 8월 시간당 평균 임금은 27.06달러에서 27.10달러로 0.10달러(0.4%) 올랐다고 밝혔다. 작년 동월 대비로는 2.9% 상승으로 전월의 2.7%보다 0.2%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지난 2009년 6월 이후로 9년여 만의 최고치다.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증권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증권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외환시장

지난주 한주 간 달러지수는 0.24% 상승했다. 8월 둘째주 이후 3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다가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유로화는 미국과의 무역긴장에다 이탈리아의 유로존 탈퇴 불안감이 고조되며 약세를 보였다. 달러 대비 유로 가치는 한 주간 0.422% 떨어져 1.553유로를 기록했다. 지난 6월 출범한 이탈리아 포퓰리즘 연립정부는 감세와 재정확대를 동시에 추구하며 유럽연합(EU)의 골머리를 썩이고 있다. 지난 2012년 재정위기를 겪은 이탈리아는 당시 재정 적자를 국내총생산(GDP) 3% 내로 제한하는 EU 규정을 준수하겠다고 약속했다. 만약 재정적자가 GDP의 3%를 넘을 경우 EU와 충돌이 불가피하다. 더구나 이탈리아 국민의 59%만이 유로화 유지를 지지하고 있다. 유로존 내에서 가장 낮은 지지다. 유로존 3위 경제국인 이탈리아가 유로존을 떠난다면 파급력은 엄청날 수 있다.

달러 대비 러시아 루블화 가치는 한 주간 3.483% 추락했다. 지난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러시아 이중스파이’ 암살시도 사건의 용의자를 러시아 정부 요원 출신이라고 특정하고 영국 검찰이 이들을 기소한 것이 방아쇠를 당겼다. 영국 검찰은 러시아인 알렉산더 페트로프와 루슬란 보시로프를 살인공모와 살인미수, 화학무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한다고 발표했다. 영국이 암살시도 사건의 용의자를 특정한 만큼 국제 사회 차원의 추가 제재가 단행될 수 있다는 우려가 루블화 가치를 끌어내린 것으로 보인다.

달러 대비 아르헨티나 페소는 한주 간 0.24% 하락했다. 지난주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국제통화기금(IMF)에 자금을 조기에 집행해줄 것을 요청한 이후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 텍사스주 미들랜드시에 있는 원유 시추기/로이터연합뉴스미국 텍사스주 미들랜드시에 있는 원유 시추기/로이터연합뉴스


◇원유시장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개월물 가격은 이번 주 2.50% 하락했다. 브렌트유 가격은 한 주간 0.59% 추락했다.

미국 남동부에 상륙한 열대성 폭풍 고든의 세력이 약화되면서 멕시코만의 주요 에너지 생산 지역을 지나치자 생산 차질에 대한 우려가 축소됐다.


글로벌 경제 연구업체 세븐스 리포트의 타일러 리치 공동편집자는 “고든이 에너지 시장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이벤트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매도세가 촉발됐다”고 분석했다.



12일에는 에너지정보청(EIA) 주간 원유재고가 나온다. 지난 8월 보고서에 따르면 EIA는 2018 년 8월부터 2019년 말까지 북해산 브렌트 유당 배럴당 70~73달러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여전히 유가의 폭등을 예측하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미국의 투자 전문사이트 ‘인베스토피디아’는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가격 저항에도 불구하고 유가 상승에 대한 낙관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란에 대한 제재가 원유공급을 줄여 올해 말까지 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넘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채권시장

미 국채 가격은 8월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큰 폭 하락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6.7bp(1bp=0.01%포인트) 상승한 2.944%를 기록했다. 지난달 8일 이후 최고치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일보다 6.5bp 오른 2.706%를 나타냈다. 이는 2008년 7월 이후 가장 높다. 10년물과 2년물의 가격 격차는 전장 23.6bp에서 이날 23.8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P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P연합뉴스


◇주간(10일~14일) 전망

이번 주 뉴욕증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관세 충돌 가능성을 주시하면서 불안정한 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강행할 것이란 의지를 내비치고 있는데다 임금상승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이 한층 커졌기 때문이다. 이는 신흥국 금융시장에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 미국과 캐나다와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재협상도 마무리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부터 나프타 재협상을 시작한 미국과 캐나다는 애초 지난달 31일까지 협상을 마무리할 예정이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한 채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시장 참가자들은 나프타 협상이 결국 마무리 될 것이란 기대를 내비치고 있다. 캐나다 측 협상 대표인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외교장관은 양국의 협상이 건설적이라는 견해를 반복해서 밝힌 바 있다. 로버트 카플란 미국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캐나다와의 협상은 낙관적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주 투자자들은 오는 13일 발표되는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집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8월 CPI가 전월비 0.3%, 전년 동월 비 2.8%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은 8월 실질소득 지표도 발표되며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가 연설한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영란은행(BOE) 금리 결정도 예정됐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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